
레이니어 마운틴을 찾은 등반객들 / 시애틀 한국일보
전례없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집콕’해야 했던 지난해 레이니어 국립공원 레인저들은 인명 수색구조 작업을 전례없이 많이 벌이며 바쁘게 보냈다.
갑갑한 마음을 풀려고 준비 없이 눈산에 도전했다가 길을 잃은 겨울 등산객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레이니어 국립공원 관리소는 실종된 등산객과 스키어, 스노보더, 스노슈어(눈신 등반) 등 겨울철 스포츠맨들을 위한 수색 및 구조작업이 2016년 37건에서 2017년 50건, 2018년 38건, 2019년 39건을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60건으로 껑충 늘어났다고 밝혔다.
작년 11월 7일엔 레이니어 산에서 처음 스키를 탄 우딘빌의 마이클 내핀스키(45)가 슬로프에서 친구와 갈라선 뒤 실종됐다.
파라다이스에서 그를 기다리던 친구의 신고로 밤중에 수색에 나선 레인저들은 그를 찾지 못하고 다음날 에버렛, 타코마, 시애틀, St. 헬렌스 등지의 수색팀과 대링턴의 하이라인 헬리콥터 구조팀 및 윗비 알랜드의 해군 헬리콥터 구조팀까지 동원해 수색을 계속했다.
만년설 골짜기를 수색하던 하이라인 헬기 구조팀은 글레이셔 다리 위쪽 얼어붙은 강 둔덕에 누워 있는 내핀스키를 발견하고 거의 동사상태였던 그를 하버뷰 메디컬센터로 후송했다.
그는 응급실에 도착한 후 심장마비를 일으켜 맥박이 멈췄다가 45분 후 소생했다.
지금도 그는 기억력 감퇴와 언어장애 등 여러 가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 전 8월엔 야간등반 중이던 74세 등산가가 사우스 모이치 강 인근에서 사체로 발견됐고, 9월엔 뮈어 스노필드를 등반 중이던 27세 청년이 사고로 사망했다.
10월엔 워싱턴대학(UW)의 샘 듀발(33) 교수가 모위치 레이크의 마더 마운틴 루프를 야간등반 하다가 실종됐다. 그의 행방은 지금까지 묘연하다.
지난 1월에도 공원 남서쪽의 릭섹커 포인트에서 65세 등산객이 추락해 숨졌다.
지난 2012년 1월엔 한인 김용준(당시 66세) 장로가 타코마 한인산악회 회원들을 이끌고 레이니어에서 눈신 등산 중 슬로프에서 미끄러져 떨어졌다가 이틀 밤을 나무 밑에서 견뎌내고 극적으로 구조돼 세계적 톱뉴스가 됐었다.
공원관리소는 올해 레이니어 산의 적설량이 지난 1일 현재 221인치로 해당 날짜의 예년평균보다 64인치나 많아 스키어들을 유혹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사고도 빈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림픽 국립공원과 노스 캐스케이드 국립공원도 마찬가지라고 레인저들을 덧붙였다.
레인저들은 겨울산 등산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10가지 필수품’을 꼭 챙기도록 권고한다. 지도, 나침반, 손전등(여분의 배터리 포함), 충분한 식품과 음료, 비옷을 포함한 여분의 옷, 선글라스와 선스크린, 주머니칼, 성냥(물에 젖지 않도록 보관), 양초, 응급약품 등이다.
레인저는 또한 등산도중 일행과 떨어져 단독 행동을 하지 말고 길을 잃었을 때는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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