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숙 사모 KUMC 믿음의 글 공모전 대상 수상, 죽음의 문턱서 내면 깊숙이 치유받은 체험 수필
▶ 33개 교회·교인 79명 간증 수필 등 공모전 참여

미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 환자. [로이터]
무의탁 교우의 장례 예배를 치렀던 작년 3월 첫 주일 박현숙 사모(가나연합감리교회)에게 원인 모를 증상이 시작됐다.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고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더니 급기야 한 달 사이 체중이 30파운드나 빠졌다.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모른다’라는 직감이 스쳐갔다. 박사모는 유언장을 쓰기로 했다. 죽은 뒤 장기를 기증할 것, 장례 예배는 치르지 말 것, 짧은 찬양 ‘Just Remember Me’를 몇 번만 불러 줄 것 등이 유언장의 내용이었다.
박사모와 담임 목사 남편이 17년 전 개척한 교회는 코로나로 3월 첫 주 예배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하나님이 세상에 ‘멈춤’을 선고하신 것으로 받아들인 박사모는 죽음이 다가옴을 느꼈지만 이상하게 두렵거나 하지 않았다. 평안과 고요 속에 주님의 임재를 느꼈기 때문이다.
아프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내던 작년 8월에야 시신경, 호르몬, 갑상선 등 몸 여러 곳에서 문제가 있다는 병원의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는 기대 이상으로 빨랐고 폐 기능은 아프기 전보다 나아지는 기적을 체험했다.
지난 1년 동안 일어난 일들은 박사모에게 은혜 아닌 것이 없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하나님을 만난 시간이었다. 내 마음대로 내 생의 마침표를 찍을 수 없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코로나는 박사모에게 재앙이 아닌 소망이었다.
버지니아 주 북부 가나연합감리교회를 섬기는 박현숙 사모가 연합감리교회 한인교회총회(한교총·회장 이철구 목사)가 ‘팬데믹과 나의 믿음’이란 주제로 개최한 믿음의 글 공모전에서 수필 ‘네 마음대로 마침표를 찍지 마라’로 대상격인 믿음상을 수상했다. 박사모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중 갑자기 찾아온 죽음의 문턱에서 몸과 마음 내면 깊숙이 치유받은 간증을 수필에 담담히 담아냈다. 박사모는 “아둘람 굴에서 일어난 작은 교회 이야기는 까치발을 들고 담장을 오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소심하고 찌질한 목사 아내의 분투기를 사용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교총이 지난 사순절 기간 동안 주최한 믿음의 글 공모전에는 33개 교회, 79명의 교인이 신앙 간증, 수필, 시, 영상 등 85편의 작품으로 참가했다. 수필 부문에서는 (직분 생략)정창호, 서동호, 리 앤 김 등의 교인이, 시 부문에서는 추민욱, 노영매, 송강현 등의 교인이 수상했다. 간증 부문 수상자는 강선영, 하주연, 배정희, 김소은 등의 교인이 선정됐고 영상 부문에서는 전일용, 나리 신, 지아 신 등의 교인이 수상했다.
대회장 고한승 목사(뉴저지 연합감리교회)는 “공모전 참가 한인들을 보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심사위원 시인 임찬순 목사는 “팬데믹 기간에 내면의 성찰과 주님께 나아가는 시를 쓴다는 것이 큰 은총”이라며 “감정 과잉을 절제하고 내면의 소리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시들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라고 선정 기준을 설명했다.
KUMC는 수상자들에게 출석 교회를 통해 상장과 상금을 전달하고 23일 온라인 시상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선정된 작품은 한인연합감리교회 말씀 묵상집 ‘기쁨의 언덕으로’와 유튜브 채널 ‘기쁨의 언덕으로 TV’ 등을 통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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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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