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오토쇼’ 개막 매코믹플레이스 가보니
▶ 북미 최대 전시장 14개월만에 가동… 대규모 행사 본격화
인력 1,000명 재고용… 인근 식당·호텔도 모처럼 활기, 델타변이 확산 속 관람객 유치·시설 정상화는 과제로
“삐이~삐이~삐이~삐.”
13일 미국 시카고의 매코믹플레이스 웨스트빌딩 3층은 15일부터 개막하는 ‘시카고 오토쇼 2021’ 무대 설치를 위해 오가는 지게차의 후진 경보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막바지 작업을 위해 오가는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도 3~4명씩 무리를 지어 들락거렸다.
행사장 시설을 관리하는 한 직원은 “아직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못하지만 매코믹플레이스에 나 같은 노동자들이 돌아왔고 기업들도 다시 오고 있다”며 “정상화를 위한 첫발을 뗀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 본행사를 앞두고 이날 노스빌딩에서 참가자 교육 및 사전 등록을 시작한 판촉 업계 행사 ‘ASI 쇼’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한 축인 컨벤션 산업이 부활하고 있다. 북미에서 가장 큰 행사장인 매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리는 ‘시카고 오토쇼’가 대표적이다. ‘시카고 오토쇼’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카고에서 열리는 사실상 첫 대규모 행사다.
미국 내 주요 모터쇼 중에서도 첫 스타트를 끊는다. 뉴욕(8월)과 디트로이트(9월), LA(11월) 모터쇼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20대 여성인 드렉슬러는 “전시 산업이 활성화하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컨벤션 산업의 영향력은 크다. 단순히 전시 매출만이 아니라 항공과 기차·우버·호텔·식당까지 전후방 파급효과가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미국 내 컨벤션 산업의 규모는 1,000억달러에 달한다.
실제 매코믹플레이스와 통로가 연결돼 있는 하얏트리젠시와 힐튼 가든 인, 햄프턴 인 등은 최근 불어난 관광객에 전시장을 찾는 수요가 더해지고 있다. 수지라는 이름의 햄프턴 인의 직원은 “구체적인 숫자를 말해줄 수는 없지만 ‘ASI 쇼’와 ‘시카고 오토쇼’ 때문에 숙박 인원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는 고용과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대규모 해고를 했던 매코믹플레이스가 1,000명가량의 인력을 재고용했다. 연말까지 채용 인원은 두 배가 될 수 있다.
매코믹플레이스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4개월 동안 영업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매출 손실만도 30억 달러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 증가로 경제활동이 재개된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내년까지 예정된 행사만 58개다. 여기에는 세계물환경기술박람회(WEFTEC) 2021과 1,055개 기업이 참가하는 전미레스토랑협회의 2022년 전시 행사 같은 대형 전시가 포함돼 있다. 지난 5월 매코믹플레이스를 관리 운영하는 메트로폴리탄 부두 및 전시 당국(MPEA)은 전시 재개로 내년 말까지 190만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요 행사의 경제 효과가 23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점쳤다.
이 같은 상황은 타 도시도 비슷하다. 라스베이거스는 6월 매년 6만 명을 끌어들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인 ‘월드 오브 콘크리트(World of Concrete)’를 다시 개최했다. 오는 19일 국제보안콘퍼런스를 비롯해 이달에만 8개의 크고 작은 행사를 치른다. 샌프란시스코의 모스콘센터는 9월 최대 1만 6,000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치과 관련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다만 컨벤션 산업의 완전 정상화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당장 델타 변이가 문제다. CNN은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 3,346명으로 1주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매코믹플레이스의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는 적용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없앴다. 코로나19 환자 증가가 전시 산업에 다시 직격탄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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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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