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피부색 어둡게 보정” vs “연설 동영상 그대로 쓴 것”
미국의 한 보수단체가 제작한 선거 광고물이 때아닌 '피부색 보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4일 시카고 언론과 NBC방송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흑인 여성 로리 라이트풋(60) 시카고 시장은 전날, 보수성향의 슈퍼팩 '법을 지키는 사람들'(PWPBR)이 제작한 TV 선거광고물에 본인 피부색이 본래보다 더 어둡게 나온다며 "PWPBR이 인종차별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PWPBR 측은 이를 일축했다.
이 TV 광고물은 PWPBR이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7·민주)를 겨냥해 제작했다.
공화당 '큰손' 리처드 우일레인이 후원하고 시카고 지역 라디오방송 진행자 댄 프로프트가 이끄는 PWPBR은 프리츠커 주지사의 무능을 지적하며 낙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
30초 분량의 이 광고는 라이트풋 시장이 지난 4월 시카고 정·재계 인사들의 모임 '시티 클럽 오브 시카고'(CCC)에서 연설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라이트풋 시장은 "시카고는 즐거운 여름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다음 장면은 총기폭력과 차량절도 등 시카고 범죄 실태 영상으로 이어지고 "프리츠커 주지사 덕분에 이제 시카고 뿐 아니라 일리노이 주 전체가 무법지대로 변할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라이트풋 시장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해당 영상을 처음 봤다"며 영상 속 자신의 피부색이 의도적으로 어둡게 보정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흑인이고, 당당하다. 모두가 이 사실을 안다"며 "내 피부를 더 검게 보이게 하기 위해 값싼 술수를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PWPBR이 거짓 내러티브로 유권자들을 겁주려는 것이다. '편 가르기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PWPBR 설립자 프로프트는 "제정신이 아닌 듯하다. 그런 일은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며 라이트풋 시장이 실정(失政)으로 인해 악화된 범죄 실태로부터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프로프트는 "해당 선거광고물의 라이트풋 시장 모습은 CCC 연설 동영상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카고 abc방송은 해당 동영상과 PWPBR의 TV 선거광고 영상을 직접 비교해보면 TV광고 화면이 전체적으로 더 짙고 어두운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프리츠커 주지사 측은 공화당 주지사 후보 대런 베일리(56)가 PWPBR 측에 이 선거광고를 내리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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