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주 이탈리아·이집트로 반환… “출처 검증했어야” 비판론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메트 미술관)이 도난당한 고대 그리스·로마와 이집트의 문화재를 다수 전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메트 미술관에서 총 1천300만 달러(약 177억 원) 상당의 도난 문화재 27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1점은 이탈리아에, 6점은 이집트에 각각 돌려줄 예정이다. 두 나라는 다음 주 반환식 행사를 열기로 했다.
종전에는 통상 1년 이상 걸리던 문화재 반환 절차를 빠르게 앞당긴 조치라고 맨해튼 지검은 설명했다.
메트 미술관에서 지난 7월 압수된 이탈리아 문화재 21점은 1천만 달러, 앞서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압수된 이집트 문화재 6점은 320만 달러의 가치를 각각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는 기원전 470년경 그리스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테라코타 술잔과 기원전 400년경 만들어진 그리스 여신 조각상이 포함됐다.
이번에 압수된 도난 문화재 중 상당수는 스위스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수십 년간 도난 문화재 밀거래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지안프랑코 베키나의 손을 거쳐 메트 미술관까지 흘러들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8점은 메트 미술관이 베키나로부터 직접 취득한 문화재로 밝혀졌다.
베키나는 그리스에서 도난 문화재 밀거래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자신이 보유하던 6천300여 점의 그리스·로마 문화재를 이탈리아 당국에 압수당한 바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메트 미술관이 보유한 6세기 힌두 여신상에 대해서도 최근 압수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메트 미술관은 성명을 내고 "문화재 수집 기준이 최근 몇십 년 동안 크게 달라졌다. 우리 미술관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관련 절차와 정책을 점검했다"라고 설명했으나, 소장품의 출처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재 소유권 전문가인 데릭 핀첨 사우스텍사스대 법대 교수는 NYT에 "최고의 미술관은 소장품의 역사와 입수 과정을 진지하게 조사한다"며 검찰 조사 전에 출처를 더 자세히 살펴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메트 미술관은 캄보디아 크메르 제국의 도난 유물을 다수 보유했다는 의혹에도 휩싸인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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