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숙자들 밴덜리즘 극심
▶ 3년 전 철거돼 시 창고에
▶ “수교 상징물 재설치” 여론

지난 2019년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 옆에서 기념식이 열리던 모습. 오른쪽은 지난 2일 김관희 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이 조형물이 설치돼 있던 텅빈 장소를 가리키고 있다. [손수락 기자]
최근 역사자료 조사차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이 있는 장소를 찾아갔던 샌프란시스코 광복회 임원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 인근 페리 공원에 세워져 있었던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조형물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37년간 매달 이 조형물을 청소하고 미화작업에 해온 상항한미노인회의 이경희 회장은 “3년전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 연락이 왔는데, 샌프란시스코시에서 (조형물을) 가져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광용 전 샌프란시스코 부총영사는 “조형물이 있는 장소가 노숙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밴달리즘을 당해 보수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가 일단 철거한다고 해서 이경희 노인회장에게 상의드리라고 전임자한테 들어서 부임초(2019년) 그렇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 조형물은 인천에서 한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된 후 민영익 등 첫 보빙사절이 1883년 9월 2일 샌프란시스코에 첫발을 디딘 것을 기념해 39년 전인 지난 1983년 샌프란시스코 페리빌딩 인근 페리 공원과 인천 자유공원에 각각 건립됐다.
이 조형물 장소는 상항한미노인회의 청소 미화작업에도 불구하고 노숙자들의 잠자리, 낙서 등으로 훼손되는 사례가 잦아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샌프란시스코 시와 새 장소 이전 문제를 두고 협의해왔다. 기념 동판을 도난당한 적도 있다.
최근에서야 조형물이 철거된 사실을 전해들은 한 한인은 “샌프란시스코에 유일하게 세워져 있는 한미수교 상징물이 3년동안 철거됐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조형물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지금 철거된 장소에 재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관희 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장도 “기념 조형물이 심각하게 훼손됐다면 보호철책을 설치하는 등 관리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지, 한미수교의 상징인 기념물을 창고 등에 넣어 보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보빙사절이 1883년 첫발을 디딘 역사적인 장소에 반드시 다시 설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현철 샌프란시스코 부총영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SF시 담당부서에 연락을 취했다”면서 “(조형물이) 보관된 장소에 직접 가서 상태를 살펴보고, 경위를 듣고, 앞으로의 계획을 확인하고, 총영사관이 지원해줄 사항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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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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