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 마운드에 있던 투수가 어디선가 날아온 공에 맞는 일이 시애틀에서 벌어졌다.
시애틀 매리너스 우완투수 조지 커비(25)는 26일 시애틀 T-모빌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홈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커비는 1회 시작과 함께 무사 1, 2루를 만들었고, 내야 땅볼과 고의4구가 나오면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5번 호세 아브레유에게 3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를 홈에서 포스아웃시켰고, 다음 타자 야이너 디아즈도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커비는 위기 탈출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순항을 이어갔다. 커비는 2회와 3회, 4회를 연달아 삼자범퇴로 만들었고, 5회 1사 후 제레미 페냐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곧바로 도루 시도를 저지하면서 주자를 삭제했다. 그 사이 시애틀은 3회 2점을 먼저 낸 뒤, 5회에는 칼 랄리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연속 적시타를 묶어 3득점하며 커비에게 득점지원을 해줬다.
문제의 장면은 6회 초에 나왔다. 선두타자 호세 알투베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이후 두 타자를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하며 2아웃을 잡은 그는 카일 터커와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째 파울이 나온 후, 투구를 준비하던 커비에게 어디선가 갑자기 공이 날아들었다. 공은 그대로 복부를 때렸고, 커비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황당한 사태에 경기장엔 야유가 퍼졌고,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심판에게 다가와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는 몸짓을 했다. 중계화면에서 보여진 영상에서는 3루 쪽에서 공이 날아온 것으로 보였다.
커비는 다음 공에 내야안타를 맞으며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아브레유를 땅볼로 처리하며 고비를 넘겼다.
경기 후 이 해프닝의 전말이 밝혀졌다. 시애틀 타임스에 따르면 한 10대 소년이 터커의 파울볼을 잡은 후 이 공을 다시 그라운드로 돌려주기 위해 던졌다고 한다.
서비스 감독은 “그 소년은 휴스턴의 파울볼을 경기장에 던지는 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공을 맞은 당사자인 커비는 “정말 놀랐다. 공을 달라는 제스추어를 했기 때문에 심판이 던질 줄 알았다”며 당시의 심정을 밝혔다.
한편 커비의 호투 속에 6-2로 휴스턴을 꺾은 시애틀은 시즌 85승 72패(승률 0.541)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 휴스턴을 0.5경기 차로 추격했다. 이로써 매리너스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끈을 놓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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