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PD 사건 2주일만에 “칼 들고 다가왔다” 설명
▶ 총격 전후 일부만 공개 , 의료진 출동·현장청소 등 관련 장면 자료는 없어

LAPD 경관이 아파트 문 밖에서 총격을 가한 직후 양용씨가 쓰러져 있다.(위쪽사진) 아래쪽은 이미 쓰러진 양씨에게 경관들이 수갑을 채우는 모습. [LAPD]
정신과적 문제로 가족들이 당국에 도움을 청했다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한인 양용(40)씨 사건과 관련, LA경찰국(LAPD)이 사건 당시 현장을 담은 경관들의 ‘바디캠’ 영상을 16일 전격 공개했다. 지난 2일 사건이 발생한지 2주일 만이다.
논란이 돼 온 경찰의 과잉대응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중요 증거인 바디캠 영상에서는 그동안 경찰의 주장처럼 양씨가 칼을 들고 있었다는 부분은 확인됐지만, 총격 당시 양씨가 경관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될 만큼 돌진하는 등의 움직임이 없었고, 총격 경관이 아파트 문 밖에서 발포한 점, 그리고 총격을 받고 이미 쓰러진 양씨에게 경관들이 즉각 응급처치를 하지 않은 채 수갑을 채우는 등 충격적인 장면들이 포함돼 있어 경찰 총격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약 25분 길이의 이 영상에는 초기 대응 기관이었던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정신질환 모바일 대응팀(PMRT) 팀원이 LAPD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 전화 녹음 분부터, 올림픽 경찰서 경찰이 출동해 양용 씨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경찰이 양용 씨 집에 들어가려 했지만 양용 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는 장면, 추가 지원 병력이 합류한 장면 등에 이어, 양용 씨가 강제 진입한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하는 장면까지 담겼다.
바디캠 영상에서 역시 가장 문제가 됐던 장면은 경찰의 강제 진입 및 총격 부분으로 경찰이 큰 소리로 경고를 먼저하고 문을 강제로 열자 전방에 양용 씨가 주방에서 가져 온 것으로 보이는 칼을 들고 있었다. 강제로 문을 연 경찰들이 보이자 두려워하며 몇발짝 물러나더니, 경찰이 문 밖으로 다시 뒷걸음 치자 이에 맞춰 앞으로 조금씩 걸어왔다. 경찰은 칼을 버리라고 소리치다가 앞으로 나오는 양씨에게 바로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당시 양씨가 정신과적 문제가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는데 총을 겨누며 아파트 밖으로 물러나 있던 경찰이 양씨가 아파트 안에서 조금 앞으로 걸어왔다고 해서 경고 후 바로 총격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었는지, 그것도 연속으로 세발이나 몸통에 쏠 필요가 있었는지, 양씨가 칼을 놓치고 쓰러져 있는 상황에서 경찰은 곧바로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양씨에게 수갑을 채우고서야 총상 부위를 확인하는 등 부분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이번 바디캠 영상은 양용 씨 총격 부위를 확인한 이후 장면은 담겨 있지 않았다. 이후 양용 씨가 어떻게 다뤄졌고, 경찰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현장 보존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료진은 언제 도착했는지 등은 이날 관련 기록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양씨의 유가족은 공개된 바디캠 영상에 대한 입장을 묻는 본보 질문을 변호사에게 돌렸고, 유가족 측 변호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이날 오후 5시 현재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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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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