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6.25 전쟁중에 태어나 국민학교를 다녔다. 우리민족 국가의 시작인 고조선은 기원전 2333년에 단군 왕검이 세웠다는 것에 대해 들은 것도 그 때일 것이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역사시간에도 고조선에 대한 가르침은 없었다. 유학 시절 중국인 유학생이 한사군을 거론하며 고대에는 한반도가 중국의 영토라고 허무맹랑한 주장하길래 광개토왕님을 믿고 의지하여 현재의 베이징 지역까지 우리 민족이 다스렸다고 큰 소리친 기억은 있다.
이렇게 미천한 수준의 나의 역사의식이 크게 바뀌는 일이 생겼다. 지난 봄 은퇴를 하고 한국에 가서 50년 만에 중고등학교 동창 김대영박사를 만났다. 그 친구는 공대를 졸업하고 교수로서 인터넷 분야에서 큰 공헌을 한 친구인데 삼십년이 넘게 한국 고대 역사를 연구하여 책을 영어로 발간했다. 필자는 미국에 돌아 와서 Los Angeles Public Library와 UCLA UC Berkeley USC 의 동양사연구소와 몇 개 대학 도서관의 호의적 협조로 책을 기증했다. 저자가 한국 역사학자들의 무관심을 감안하여 영어로 먼저 책을 쓴 것이 이 곳에서 책을 소개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 책 Ancient History of Korea Revisited은 철저하게 한중일 사료를 중심으로 하되 미국 등 서구 학자들의 연구를 참조하여 고조선 삼한 부여 고구려 백제 가야 발해 등우리 고대사를 되도록 객관적인 공학자의 자세로 다시 들여다 본 결과물로서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았거나 잘못 교육 받은 여러 사실을 바로잡고있다.
예를 들어 오로지 중국사료의 내용만으로도 한사군이 한반도가 아니라 요서지방에 있었다는 흔들릴 수 없는사실을 파악할 수 있음을 보였다. 책의 개략적 내용을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단군신화와 관련하여 환웅족에 순응한 곰으로 등장하는 맥족과 달리 달아나버린 범으로 등장하는 예족 부여의 등장 과정을 소개 하고 있다.
우선 고조선은 한반도와 만주 전역은 물론 산동반도에 이르는 큰 영토를 차지했다. 고구려 장수왕의 평양은 지금의 요녕성 요양이라는 등 그동안 재야학자의 국수적주장으로 치부되었던 많은 내용들이 동북공정을 하고있는 중국사료의 내용 분석만으로도 실제로 사실이었음을 증명하였다.
주장된 바 없는 새로운 사실들을 밝히고 있는데 곧 수당과의 전쟁중 고구려의 마지막 수도 평양은 장수왕의 평양인 요양도 아니고 압록강 건너 지금의 중국 요녕성 단동 봉성시이다. 백제는 소서노의 사별한 첫 남편 우태의 소생인 비류를 왕으로 세워 만주에서 건국했고 아산만을 통해 한반도로 들어와 공주에 터를 잡았다. 둘째 남편 주몽 소생 온조는 북상해 하남 위례성에 십제 즉 온조백제를 세웠다. 광개토대왕의 공격을 받아 공주의 비류백제가 일본열도로 망명해 왜백제가 되었다. 백제의 유민들은 전북 진안을 주류성으로 삼아 마지막막 항전을 했으나 실패했다. 백제 부흥 운동의 실패 뒤 왜백제는 국호를 일본으로 바꾸어 오늘에 이른다.
발해는 고구려를 계승해 상당기간 외교에서 고구려라는국호를 사용하였고 당나라를 끌어들여 고구려를 무너뜨린 맥족 고조선계의 신라와는 교류를 전혀 하지 않고 같은 예족 부여계인 왜백제 즉 일본과는 수십년간 수십차례의 사절단을 교환하며 적극적 외교를 하였다. 저자는 선각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사료와 대조해 재확인 하고 있다.
특히 가야와 관련해서는 이른바 임나 일본부는 왜백제가 한반도에 남겨 두고 온 땅 중에 철 생산지 가야와 곡창지 호남 평야를 관리하기 위한 파견 관청이라는 전향적인 견해를 밝히고있다.
이 책은 300여 건이 넘는 참고문헌을 바탕으로 본문 내용은 이야기 구성에 필수적인 지명 위치 등에 대한 상세한 증명 과정 이외에는 되도록 연구된 사실의 결과만을 이야기 형식으로 정리하였고 그밖의 모든 사료적 근거나 저자 및 다른 연구자들의 견해와 논쟁 등은 전체 546쪽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각주에 싣고 있다. 아직도 식민사관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우리 역사교과서의 내용을 넘어 철저하게 사료에 근거한 역사관을 영어로 출판해 좀더 객관적인 시각의 글로벌 독자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이 이 책의 의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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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진 에이스 증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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