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한때 실명위기를 넘긴 한인이 14년 공부 끝에 환갑 나이에 박사학위를 따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10일 워싱턴 대학(UW) 졸업식에서 민속음악 박사학위를 받는 서마리아(61)씨의 감회는 다른 어느 학위 취득자보다 크다.
서울음대서 피아노를 전공, 석사학위를 받은 서씨는 서울시립 교향악단과 협연을 갖고 김자경씨 등 유명 성악가의 반주를 맡는 등 정통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그후 국악인 황병기씨에게서 가야금을 사사 받으며 한국 민속음악에 매력을 느낀 서씨는 이민온 후 40 넘은 나이인 86년 UW에 입학했다.
자녀들을 다 키워놓고 시작한 공부라 나름대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으나 89년 대형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눈이 안보여 3년간 맹인학교에 다니며 점자로 공부해야 했고 오른손을 쓰지 못해 한동안 지팡이를 짚고 다니기도 했다.
건강상 어려움이 겹치자 공부를 중단하고 한국에 돌아가려고 여러번 생각했으나 지도교수가 미신으로 홀대받는 한국의 무속을 제대로 연구하도록 격려해 결국 늦깎이 박사가 됐다고 서씨는 말했다.
서씨는 민속음악학이란 그 시대의 음악이 어떤 사회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 배경을 연구하는 것으로 가장 근본적인 우리 것을 찾기 위해 굿을 연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그동안 UW에서 민속음악을 강의하면서 버크 박물관, 아시안 박물관의 한국 관련 행사에 관여해 왔다. 3일 시애틀 아시안 박물관에서 열린 이병원 교수 초청 불교의식 강연도 서씨가 주선했다.
한양 굿 연구로 학위를 받는 서씨는 메릴랜드 대학 서울 분교 교수로 채용돼 올 9월 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서씨는 캐나다 국립연구소 분자물리학 박사였던 남편과 24년전 사별, 세 아들을 혼자 길러왔다.
어머니의 뒤를 이어 UW 민속음악 석사과정을 밝고 있는 막내아들 피터씨는 “어머니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배우고 감동 받은 점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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