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이후 한동안 극심하게 위축됐던 항공여행 시장이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하지만, 추가테러에 대한 공포와 까다로운 공항검색, 긴 대기시간 등은 여전히 사람들로 하여금 비행기 타기를 꺼리게 한다.
최근 USA 투데이는 단골 비지니스 여행자들로 구성된 취재원 네트워크, ‘로드 워리어스’ 멤버들을 상대로 9.11 테러 이후 변화된 여행패턴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대부분이 여행패턴의 상당한 변화를 보고했다.
펜실베이아 거주 컴퓨터 자문가 하이디 첸지츠는 비행기 여행이 삶의 일부가 된 사람이다. 그녀는 주변의 시선을 게의치 않고 비행기 안에서 파마를 하거나 뜨게질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물론 피곤할 때는 편하게 잠도 잤다.
그녀는 한때 펜실베니아 집에서 맨해턴 쌍동이빌딩 주변까지 매주일 비행기 출퇴근을 한 적도 있었다. 또, 9.11 테러 직전에는 프랑스 파리 출장이 계획되어 있었다.
그러나, 9.11 테러로 뉴욕 월드트레이드 센터가 붕괴된 후 첸지츠의 여행패턴은 크게 달라졌다.
뾰쪽한 물건을 비행기 기내로 반입할 수 없으므로 좋아하던 뜨게질을 할 수 없게 됐다. 또, 비행기 여행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편히 잠이 오질 않는다. 첸지츠는 그처럼 원했던 파리 출장여행도 취소했다. 엄청난 연료를 싣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비행기를 안심하고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녀는 비행기 객실로 들어오는 손님들 얼굴을 일일히 관찰하는 습관을 새로 갖게 되었다. 혹시라도 수상쩍어 보이는 승객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비행기 안에서 계속 손에 펜을 들고 있다. 만일, 테러행위가 발생하면 곧 바로 달려가 싸우기 위해서다"
첸지츠는 말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마가렛 브리거맨도 비행기 여행을 꺼리고 있는 경우다.
브리거맨은 직업상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고객회사로 출장가는 일이 매우 잦다. 그녀는 결혼생활 7년간 아이는 갖지 않고, 남편과 장거리 주말부부 생활을 해왔다. 주말이면 고객회사가 제공하는 비행기 티켓으로 남편이 있는 샌디에고 집으로 날아갔다.
9.11 테러 직후 브리거맨은 업무상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장기 체류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주말마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을 해서 남편을 만나기가 힘들게 되었다. 매번 공항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장거리 항공여행 자체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 부부는 가끔씩 서로 떨어져 살기로 합의했다.
두 사람은 결혼이후 아무리 바쁠 때도 두 주일 이상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시카고 오헤어 공항 검문대에서 칼과 스턴건을 소지한 한 승객이 체포된 후, 이들은 가급적 주말 비행기여행을 피하기로 결심을 굳혔다. 올연말에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 한 번씩 교환방문 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로버트 마틴스는 연중 무려 40주간을 비행기 여행에 의존할 만큼 업무의 비행기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마틴스는 유명한 ‘TV 가이드’ 잡지의 북아메리카 서부지역 마케팅조사 팀장이다. 그런데, 9.11 테러 이후 회사측은 가급적 직원들의 비행기 여행을 허락치 않는다. 요즘 마틴스는 차로 7시간 이내 거리이면 손수 핸들을 잡는다.
마틴스는 업무를 전화상으로 처리하는 비율도 훨씬 더 높아졌다. 회사측은 전화로 해결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경우에만 비행기 여행을 허락한다. 그것도 회사차원의 결정이 있을때만 가능하다.
식품배급회사의 회계책임자로 일하는 데이브 호로위츠의 경우도 마틴스와 직업성격이 대동소이하다.
그는 미국 북동부지역 전역을 커버하며 수시로 비행기 여행을 해 왔다. 그러나, 9.11 이후 회사측은 영업실적보다도 안전을 최우선시 한다. 반드시 비행기 여행을 해야 할 경우에도 자신의 위치를 수시로 회사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호로위츠의 회사는 뉴저지주 먼로 타운십에 있는데, 그는 앞으로 대부분의 여행을 자동차로 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예를 들어 버팔로까지 8시간 운전을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그의 업무에서도 셀폰의 역활이 매우 중요해졌다.
어질퀘스트 사의 마케팅 자문가 척 디메글리오의 삶도 현저하게 달라졌다.
디메글리오는 한때 하루에 비행기를 다섯 번 갈아타며 무려 여섯 개의 도시에 들른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같은 방대한 비지니스 패턴은 거의 불가능해 졌다. 공항에서 엄격한 검색대를 통과하다 보면, 하루에 세 도시 이상 방문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요즘 디메글리오는 볼티모어의 본사로부터 미북동부 지역으로 출장갈 때는 엠트랙 열차를 많이 이용한다.
"9.11 이후 열차가 나의 친구가 되었다. 특히, 뉴욕시에 갈 때는 비행기 보다 오히려 시간이 적게 걸린다"
디메글리오는 말한다.
그의 회사는 또 테러사건 이후 웹사이트와 비디오 화상회의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높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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