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 손님 잃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 판매고 급락
이제까지 관광객들은 제네바 공항의 쿠텔레리 뒤 몽블랑 상점에 들러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싹쓸이하다시피 잔뜩 사 가지고 돌아갔다. 고향의 가족, 친구들에게 스위스 여행 기념품으로 줄 선물로 그만큼 작고도 실용적인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9월 11일 미국에서 벌어진 테러 사태 때문에 전 세계 공항의 안전규칙이 강화되면서 하얀 십자가를 박은 빨간 칼의 판매고는 형편없이 떨어졌다. 비행기에 가지고 타는 가방이나 백팩, 여자 핸드백에도 칼날이나 날카로운 물건을 넣는 것이 갑자기 금지됐기 때문이다.
테러 사태 이후 첫 2주간, 이 공항 상점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매니저인 즈느비에브 루아젤은 말한다. 덕분에 손톱 가위와 가정용 가위까지 안 팔렸다.
아직도 이 상점은 가장 기본적인 주머니칼부터 33가지 도구가 달려있는 복잡한 ‘스위스챔프’에 이르는 각종 스위스제 칼들을 전시해 놓고 있다. 또 잠정적이나마 손님들도 관광객보다는 생일이나 기타 그런 일에 적합한 선물을 사려는 지역 주민들이 더 많아졌다.
’스위스 아미 브랜드’를 생산하는 스위스내 2개 회사중 더 큰 ‘빅토리녹스’는 연간 2500만개의 칼을 만드는데 작년의 마지막 3개월동안 판매고가 그 전 해에 비해 32%나 떨어졌고 한해 전체 판매고는 11%가 하락했다. 승객들이 새로운 항공 안전규정에 익숙해지면서 구입한 칼을 자신이 휴대하지 않고 수하물로 부치거나 우송하면서 요즘은 조금 형편이 나아졌다.
그래도 118년 역사를 자랑하는 ‘빅토리녹스’는 아직 완전 회복하지 못했다. 800가지의 서로 다른 종류의 칼을 포함한 그 생산품의 20%는 스위스에서 판매되는데 그 절반을 소화하던 관광객들이 요즘은 비행기가 떠나기 직전에 부여잡지를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의 해외 단일 시장중 최대규모인 미국에서도 작년 9월까지 판매고는 그 전해에 비해 14%가 하락했다. 공항내 면세점에서 모든 칼 종류의 판매가 금지된 이후 11월까지 판매고는 25%가 하락했고 12월까지 계속 2자리수 하락 행진이 계속됐다.
한편 빅토리녹스보다 훨씬 규모가 작은 라이벌회사 ‘벵거’는 작년의 마지막 3개월 판매고가 그 전 해에 비해 기껏 8% 떨어졌다. 109년 역사의 이 회사는 스위스 아미 주머니칼 외에 고기칼도 많이 팔고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세계적 경기후퇴로 대기업들이 홍보용으로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많이 사들이던 미국, 독일, 일본같은 시장에서 장사가 잘 안되던 차라 연판매고는 5%가 하락했다.
이 두 회사는 보장된 손님을 갖고 있다. 바로 스위스 군대가 해마다 신병들에게 줄 칼을 두 회사에서 반반씩 사들인다. 그래도 이 난관을 헤쳐나가려면 상당한 재고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스위스 아미 브랜드’ 사장인 제프 터너는 말한다. "우리 제품은 무기가 아니라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매일 씁니다만 칼이 아니라 가위, 이쑤시개, 병따개를 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칼이 없는 주머니 칼을 만들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있지요"
우선 이 회사들은 손님들에게 스위스 아미 나이프는 마지막 순간에 사서 가지고 가려다가 뺏기지 말고 미리 구입해서 짐가방 속에 넣으라고 권장한다. 제네바 공항에만 압수된 칼이 수백개다. 아울러 ‘빅토리녹스’는 날을 둥그렇게 만든 신종 칼을 다음달에 출시할 계획이다. ‘벵거’도 대안을 마련했다. 바로 딱딱한 플래스틱 통속에 넣었고 깡통 따개로 따야만 열리는 뚜껑을 단, ‘깡통 속 칼’이 그것으로 비행기 안에 휴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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