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되는 상업화 추세 속에서 방송계만큼 여기에 민감한 분야도 없을 것이다.
광고회사들이 제품광고를 TV 프로그램에 삽입시키면서 광고와 프로그램의 경계선을 흐려놓은지도 상당한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이제는 거꾸로 프로그램이 광고 영역을 침범하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ESPN 스포츠 프로그램의 TV 광고화면 잠식이 그것으로 광고업계 일각에서는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스포츠 전문 네트웍 ESPN은 지난 1일부터 ‘베이스볼 투나잇’의 본 프로 진행시간은 물론 광고시간에도 화면 밑 부분을 일일 경기전적과 기록으로 깔고 있다. 목적은 광고시간에 시청자들이 채널을 다른 방송으로 돌리는 것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ESPN은 이같은 스크린하단 정보 전달을 미국내 3,440만가구가 시청하는 24시간 ESPNews에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크롤’이라고 부르는 이 방식은 광고에 따른 프로그램 중단에 상관없이 스포츠팬들에게 경기 결과와 기록을 항시 전달하는 흥미롭고 독특한 아이디어다"
ESPN/ABC 스포츠의 광고 및 마케팅 담당 에드 어하트 사장은 말한다.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광고업계의 즉각적인 반응은 일단 부정적이다.
"방송국측이 내 광고에 크롤을 삽입하면 나는 매우 분개할 것이다. 왜냐하면 스크린 하단에 흐르는 정보 전달은 내가 지불하는 제품 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주의를 빼앗을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에 본부를 두고 있는 광고업체 옴니콤 그룹 PHD의 톰 드카비아는 지적한다.
반면 미국 광고회사협회의 버치 드레이크 회장은 유보적 입장이다.
"ESPN의 스크린 하단 정보전달이 시험적인 시도라면 우리 협회는 그 반응이 어떨지 지켜볼 용의가 있다"
하지만 드레이크는 네트웍이 일부 광고주들의 반발도 각오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크롤이 TV 스크린의 하단을 차지할 경우 광고 화면은 전체의 90퍼센트만을 점유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광고회사들은 현행 광고료의 90퍼센트만을 지불하려고 할 것이다"
’베이스볼 투나잇’의 광고주 넥스텔은 스크린 하단 정보전달이 까다로운 사안이기 때문에 일단 세심하게 지켜볼 계획이라고 회사 대변인 오드리 셰이퍼는 전했다.
TV 스크린은 네트웍이 크롤과 로고를 군데군데 삽입하면서 과거보다 한층 분주하기 변했고 광고업체들은 해당 프로그램에 제품 이미지를 보다 강하게 심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한 예로 CNBC는 지난 1998년부터 TV 광고시간에도 화면 하단에 주식가격을 실시간으로 게재하고 있다. 이 크롤은 CNBC의 비즈니스데이 프로그램이 방송되는 상오 5시(동부시간)부터 하오 8시까지 끊이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하오 8시 후에는 비로소 광고가 스크린 전체를 메운다.
"실시간 주가상황은 시청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중단될 수 없다. 광고주들도 이것을 이해하고 있다"
CNBC 대변인 에이미 젤빈의 설명이다.
가장 최근 시도되고 있는 광고기법은 프로그램 실제 내용에 침투하는 것이다.
화장품회사 레블론은 ABC 드라마 ‘올 마이 칠드른’의 스토리 전개에 레블론을 삽입시키는 광고계약을 최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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