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게임에 빠져있는 요즘 아이들은 우리의 전통놀이를 얼마나 알고 있으며 과연 그 놀이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
내가 자라던 어린 시절을 상상해 본다. 더 오랜 옛날에 비교하면 큰 발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다지 큰 문화의 혜택을 누렸던 것 같지는 않다. 그때 우리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책가방은 마루바닥에 내동댕이 쳐놓고 약속이나 한 듯 하나,둘 동네어귀에 모여든다. 간혹 빠지는 친구들이 있으면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끝내 다 불러 모은다. 어른들의 꾸중은 아랑곳없이 그렇게 모여서 놀다 해가 어둑해지는 저녁 녘이 되어서야 모두 헤어진다. 장난감가게가 즐비한 현대도 아니고 컴퓨터가 보급되어 재미있는 게임에 빠질 수도 없는데 무얼 하며 하루종일 모여 놀 수 있을까? 요즘아이들은 이해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때 공장에서 만들어낸 비싼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재료들은 무궁무진 했다.
소꿉놀이세트 대신 요리하고 남은 빈 조개껍데기를 모두 모아서 쓴다. 흙이나 모래를 물과 함께 섞어서 빵을 만들고, 길가에 피어있는 강아지풀 알들을 뜯어내어 맛있는 밥도 짓고 망초 알을 칼로 썰어 예쁘게 담아내면 셋팅이 잘 된 멋진 진수성찬이 완성되며 각자 맡은 가족의 일원이 되어 세상살이를 흉내 내기도 했다.
그 때가 생각나서 간혹 뒤뜰에 고무줄을 삼각형으로 묶어놓고 딸애랑 같이 음악에 맞춰 뛸 때가 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놀이 인데도 좋은 운동으로 생각하고 따라 하는 것이 대견스럽다. 난 아이들이 시시해서 관심도 가지지 않을 줄 알았다. 명절날의 행사가 있던 날, 전통놀이의 일환으로 오재미를 만들어 간 적이 있다. 처음 보는 이상한 물건에 호기심이 가득 찬 눈으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규칙을 가르쳐 주자 아이들은 두 팀으로 나누어져 땀을 뻘뻘 흘리며 너무나도 재미있게 뛰어 노는 것을 보고 나도 잠시 시간의 방향을 거꾸로 탄 듯 즐거워했다.
많은 옛 문화들이 그렇듯이 우리의 전통놀이를 살펴보면 모두다 돌이나 나무와 같은 자연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고 만들어 쓸 수 있다. 공기놀이나 비석치기도 돌을 소재로 한 대표적인 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전통 놀이를 가끔은 우리아이들에게 경험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떨까. 이런 놀이를 통해 우리의 문화를 거부감 없이 자연적으로 습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속에서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방법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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