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니스 현장체험 버뱅크 ‘와인 메이킹 스토어’

버뱅크의 ‘와인메이킹 스토어’(The Winemaking Store·1926 W. Olive Ave.)는 이색 비즈니스다. 마켓이나 레스토랑에서 파는 똑같은 와인이 지겨운 사람, 나만의 ‘창조적 와인’에 뜻을 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이 업소는 개인이 직접 자신의 와인을 만드는 독특한 비즈니스로 나름의 사업공간을 확보했다.
가게에 들어서면 ‘샤도네’ ‘캬버네 소비뇽’ ‘피노 그리지오’ ‘루나 비앙카’ 등 50여 가지의 와인 원액이 진열돼 있다. 고객은 취향에 맞는 원액을 골라 ‘작업’에 들어간다. 가게 뒤편 공간에는 실험실에서나 보던 플라스크를 닮은 각종 기구가 늘어서 있다. 이들은 원액과 첨가물의 정확한 비율을 맞추는데 쓰여진다. 물론 원액봉지를 뜯는 순간부터 저장용기의 뚜껑을 닫을 때까지 전 과정은 업주 패트리샤 벤틀리의 세심한 설명에 따라 진행된다.
와인 만들기는 적절한 비율로 물과 섞인 원액에 효모와 각종 첨가물을 넣어 배합하는 방식으로 생각보다 간단하다. 술을 만들어 통에 담는 데까지 15∼20분 정도면 족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분의 농도를 알맞게 재는 것. 효모와 함께 발효된 당분이 나중에 와인의 알콜 도수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포도주 대신 걸쭉한 포도 주스가 되거나 너무 강한 술이 될 위험성이 있다.
흔히 쓰이는 1.082∼1.084정도의 당도는 발효 후 0.993∼0.994정도로 떨어져 알맞은 도수를 제공한다. 고객들은 자신의 입맛에 따라 어울리는 첨가물을 가미하거나 도수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재미를 누린다.
이렇게 만들어진 와인은 별도의 제조설명서가 붙어 가게 안 저장선반 맨 꼭대기로 올려진다. 발효 정도에 맞춰 정해진 선반으로 순서대로 옮겨져 잘 익을 때까지 보관된다. 두 달 정도의 발효과정을 거치면 일단 완성품으로 치는데 그 다음부터의 집에 가져가 저장하며 숙성시키면 된다. 일반적으로 12∼18개월이 지나면 가장 좋은 맛을 낸다.
기자가 찾은 날 남편과 함께 ‘화이트 진판델’ 와인을 빚고 저장선반에 올린 셰리스 샌포드는 “처음 해보는 일이라 신기하고 즐거웠다. 어떤 와인이 나올지 큰 기대가 된다”며 와인 만들기의 기쁨을 전했다.
가게측은 손님들이 작업하는 표정을 사진에 담아 작업장에 붙여놓는데 연인, 가족, 친구 등과 즐겁게 웃으며 포도주를 담그는 모습이 정겹다. 이곳에서 와인 제조법을 배운 사람 중에는 아예 작업도구와 원액 등을 사다가 집에서 만드는 경우도 있다. 가게에서 일체의 구입이 가능하니 집안에 작은 술도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발효된 와인을 병에다 옮겨 담는 순간. 23리터짜리 저장용기 한 통에서 나온 와인은 750 밀리 리터병으로 29병까지 채워지니 몇 달간 두고 마시기도 넉넉하다.
술을 담그는 재미만큼이나 기념할만한 레이블을 붙여 집에 보관하는 보람도 만만치 않다. 세계 어디에도 없을 자신만의 와인이 탄생했기 때문인데 업소에는 각종 색깔과 모양의 와인병, 이름을 붙일 레이블, 코르크, 커버 등을 구비하고 있다.
와인 만드는 비용은 원액의 종류에 따라 99∼155달러까지 다양하다. 실습비와 재료비, 코크, 레이블 등이 모두 포함된다. 앞치마까지 제공하니 몸만 가면 된다. 단 와인병은 따로 사야 하는데 종류에 따라 69센트∼12달러 정도.
남편과 함께 수 년 전부터 와인메이킹 업소를 운영해온 패트리셔 벤틀리는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어 기쁘다”며 “와인 제조와 병에 옮겨 담는 일은 반드시 손님이 해야 되며 그 외 중간과정은 가게측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화∼금(오전 11∼오후 7시), 토(오전 10∼오후 6시), 일(오전 11∼오후 4시) (818)972-3995, www.winemakingstore.com
<이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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