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대평원에서 붉게 타오르는 일출과 함께 맞는 아침은 상쾌하기 그지없다.
필자는 해뜨는 순간을 잡기 위해 정신없이 차를 몰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동녘 하늘에선 이미 먼동이 터 오기 시작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하루에 단 한번 떠오르는 태양이거늘, 숙소에서 출발이 늦어 그만 지각을 한 것이다. 중도에서 차를 세울 수밖에 카메라를 챙겨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가까운 언덕 쪽에 별로 잘 생기지도 않은 여호수아 트리 한 그루가 춤을 추는 듯한 형상을 한 채 버티고 서 있었다.
때론 궂은 날이나 비오는 날도 종종 있어 겨우 한 커트를 촬영할 수 있었기에 이날은 그래로 운이 좋은 날이었다. 이곳 여호수아 트리 국립공원에는 흥미 있는 이야기 하나가 전해지고 있다.
서부개척 시대인 18세기 초엽 캘리포니아에서는 골드러시 붐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보다 윤택한 삶을 찾아 서부로 몰려들고 있었는데 뉴멕시코에 사는 쟈니 랭이라는 사람이 그의 아버지와 함께 금광을 찾아 이곳에 이주, 캠프를 마련했다. 그가 어느날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매어둔 말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추적을 해보았더니 퀸 랜치라는 곳에 진을 치고 있는 메케니라는 형제의 소행임을 알아냈으나 이미 말들은 없어진 후였다. 그후부터 현재까지도 그곳은 로스트 호스 마인으로 불리우고 있다. 매케니 형제는 전문적인 말도둑이었던 것이다. 얼마나 이들 형제의 행패가 심하고 고약했으면 사막의 악한이라고까지 불렀을까. 수시로 매복을 해 가축을 강탈하고 재산을 강
압적으로 빼앗기도 하였으며 공갈 협박을 일삼아 주민을 공포로 몰아 넣기도 해 악명을 떨쳤다.
마침내는 그곳의 금광을 장악하고 큰 부를 축적해 거부가 됐으나 형은 다이아몬드에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부채를 변제하지 못해 은행으로 재산을 압류 당하고 파산해 재기 불능이 되자 병들어 죽게 됐고 동생은 감옥을 가는 비운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메캐니가 소유했던 로스트 호스 마인 금광을 쟈니 랭이 매입을 하게 된 것이다.
여호수아 트리는 80만 에이커의 광대한 모하비 사막에 자생하는 나무로서 그다지 우아한 멋은 없어 보이나 모양새가 은근한 매력을 풍긴다. 1억년이 넘는 놀라울 정도의 아기자기한 황금색 편마암의 신비스런 형상들이 수십 수백만 그루의 여호수아 트리와 더불어 해가 뜨고 질 때의 앙상블은 지상 최대의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수많은 조류와 포유 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이곳은 이미 5000년 전부터 인디언들이 살아온 흔적이 있다. 여호수아 트리라는 이름은 1850년도에 몰몬 교도들이 멀고 먼 유타 솔트레이크로부터 모하비 사막을 가로질러 샌 버나디노(캘리포니아)로 가는 도중 사방에 수 없이 널려 있는 독특하게 생긴 나무가 마치 구약에 나오는 여후수아가 나무
가지 모양으로 손짓을 하며 약속의 땅으로 인도했다해서 그 나무들을 이정표로 삼고 여호수아트리로 불렀다고 한다.
<국제 프리랜스 사진작가 협회 정회원 및 다니엘 갤러리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