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주이다. 영국이나 이태리보다 크다고 하면 대략 그 크기를 짐작할 것이다.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진 하이웨이 1번은 1931년에 완공 18년의 공사기간이 소요된 1200마일의 미국 최초의 아름다운 시닉로드이다.
필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를 렌트 해 4시간 거리의 카멜시를 향해 샌디에고 방향인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카멜시에 도착하기 전 몬트레이 시티가 나오는데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 스페인풍의 역사적인 건물들이 즐비하다.
수족관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존 스타인백의 연고지로 그의 작품 몬트레이 형무소 등이 배경이 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금 더 내려가면 퍼시픽 그로브 타운이 나오는데 겨울철엔 수십만 마리의 모나크 나비떼가 소나무 군락지를 찾아 몰려든다.
필자는 페이블 비치 인근 카멜시에 여장을 풀었다. 카멜시는 몬트레이 반도에 있는 인구 4,500명의 소도시로 1880년도에 은퇴자의 요양지로 개발 계획을 세웠던 곳이었으나 예술가들이 생존하기에 적합한 아름다운 자연 조건으로 인해 지금은 중산층 이상이 사는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이곳은 배우 클린턴 이스트우드가 시장으로 일했던 곳으로 유명하지만 그 전부터 예술가의 거리로 제법 명성이 있었다.오션 애비뉴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카멜시의 메인 스트릿이며 예술과 문화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곳곳의 멕시코풍 하얀 식당 벽에는 빨간 넝쿨 장미가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시골풍의 커피샵엔 항상 관광객들이 북적거리고 유럽 스타일의 오밀조밀한 빌딩에는 100개가 넘는 갤러리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야외 아트쇼나 레스토랑 역시 장사진이다. 특이한 것은 이 타운의 교차로에는 신호등이 하나도 없다. 물론 경찰도 배치되어 있지 않다.
자동차가 사거리에 정차를 하게 되면 서로가 양보하며 손을 흔들어주는 여유로움은 이곳만이 특권이고 자랑이다, 또 하나의 명물은 15분쯤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카멜 미션이다. 1771년 스페인 선교사 후니페로 쎄라가 건설한 카멜 미션은 캘리포니아 21개 미션중 하나.
바로크 양식의 석조건물로 형형색색의 꽃으로 둘러 쌓여 있다. 필자는 카멜시에서 남쪽으로 1시간여 차를 몰아 ‘빅서’(Big Sur)라는 곳의 포인트 로보와 맥웨이 폭포를 찾아 나섰다. 깎아 지른듯한 절벽이 해안선을 따라 휘어 감고 있으며 수많은 새들의 서식처인 포이트 로보엔 수달이 떼를 지어 한가롭게 유영하고 있다.
필자는 이곳 사이프러스 나무 언덕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온 미국인 친구가 언덕을 올라오다 실족, 미끄러지면서 때굴때굴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나로선 손쓸 시간이 없었다. 그는 얼마나 힘껏 카메라를 껴안고 굴렀는지 카메라는 멀쩡한데 얼굴엔 상처가 나고 다리를 심하게 다친 데다 거동마저 불편해진 그를 헤어질 때까지 며칠간 보살펴야 했다.
<이동곤: 국제프리랜스 사진작가협회 정회원 및 다니엘 갤러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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