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독자 배수자씨가 세계 여행을 하면서 현지의 문화와 정서, 체험담을 기록한 ‘배수자의 세계 여행기’를 연재하고자 한다. 페루와 티벳, 캄보디아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네팔, 인도 등 좀처럼 가보기 힘든 세계 유적지를 돌아본 필자의 생생한 현장 체험과 여행 정보를 소개한다.
잉카제국의 잃어버린 공중도시, 중세건축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마추피추의 신비를 찾아 페루로 향했다.16세기 누런 황금을 찾아온 스페인의 침략, 이후 300년동안의 식민지 착취로 페루의 찬란했던 잉카문명은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엘 콘도 파사’라는 애창곡이 만들어진 페루는 어느 곳이나 생각보다 깨끗하다. 뉴욕을 떠난 지 12시간 만에 도착한 페루의 수도 리마시의 아침!
리마는 페루 인구 2,700만명 중 800만명이 사고 있는 대도시이다.리마에서는 건물 완공 시 세금을 내야 하기에 아파트나 상용 건물이나 제일 꼭대기 층은 모두 공사가 덜 끝난 상태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시내가 온통 공사판처럼 어수선하다. 리마시 인구의 70%가 실업자이고 평균 월급이 130달러 수준이란다,
리마에서 꼭두새벽 3시에 쿠즈코(Cuzco)로 가기 위해 리마국내선 비행기를 탔다. 한 여름 만년설로 뒤덮인 안데스 산맥의 장관이 펼쳐졌다. 말로만 듣던 잉카제국의 마지막 수도 쿠즈코는 해발 4,000미터의 고산지대에 위치해 있다. 그동안 이곳을 다녀간 선배들처럼 필자는 두통과 토사를 동반한 고산병으로 시달려야 했다.
이곳에서 가파른 절벽에 둘러싸인 거대한 공중도시 마추피추 등반을 위해 페루 특유의 협궤열차(폭이 좁은 기차선로)에 몸을 실었다. 관광열차인 이 기차는 비싼 요금 때문에 내국인에게는 그림의 떡인지라 승객 거의가 외국 관광객들이다.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아슬아슬한 계곡 사이를 곡예 하듯 달려가는 열차 속에서 쭈삣 솟는 긴장감과 감동의 탄성이 쉴새 없이 교차되었다.
기차 지붕까지 전망을 볼 수 있게 창문이 달려있어 하늘로 치솟는 안데스 산맥을 구비 구비 돌아 지나가며 마의 절벽이 앞을 가로 막곤 했다. 아마존 상류가 시작되는 우루밤바 강줄기가 허리띠를 두르며 절경을 이루고 있다. 3시간 30분 동안 숨막히는 기차여행이 끝나는 가 싶더니 이내 다시 버스로 30분 동안 가파른 산길을 달려, 2.300 미터를 지그재그로 올라가는
데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드디어 장엄하고 거대한 요새 마추피추가 그 자태를 드러냈다. 험난하고 직각으로 솟아오른 높은 산 정상에 어떻게 2만 명의 인구가 사는 대도시가 숨겨져 있는 지 놀라운 일이다. 스페인의 긴 식민지 통치동안에도 이 곳은 발견되지 못할 정도로 수세기 동안 밀림 속 산꼭대기에 묻혀 있다가 1911년 우연히 미국 탐험가에 의해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340년간 잊혀졌던 신비의 공중도시가 완벽한 상태로 발견되자 세상 사람들은 잉카 건축의 우수성과 그 문화의 장대함에 탄복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추피추는 남미에서 잉카문명의 모습이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세계적인 유적지로 꼽힌다. 마추피추의 밀림 속에 자리 잡은 호텔에서 맞는 이른 아침의 신선함과 상쾌함은 잊을 수가 없다.
마추피추에는 적을 방어하고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옛 잉카인들의 전망대 와이나 피추, 해발 2700 미터의 거의 직각에 가까운 3시간 30분 동안의 가파른 등반 코스, 벼랑길 사이로 피어난 이름 모를 화려한 꽃들 등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추피추의 흥분을 뒤로하고 또다시 관광열차를 타고 아마존 강 상류를 거슬러 오르며 다시 쿠즈코로 향했다. 쿠즈코로 돌아오는 열차 차창 밖으로 선인장들의 행렬과 병풍처럼 겹겹이 둘러친 끝도 없는 산맥들, 가는 곳마다 눈에 띄는 폭포수.
산을 찌르듯 우람하게 솟은 유크립터스가 보였다. 중간 중간 멈추던 간이역에서 엄지 손가락만한 따끈한 옥수수를 사먹었는데 어찌나 쫄깃한 지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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