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 차이나타운과 경계한 리틀 이태리는 엘리스 아일랜드를 통해 미국으로 건너온 이탈리안 이민자들이 터전을 잡은 곳이다.
이탈리안 이민자들의 애환이 서린 리틀 이태리는 50 여 개의 크고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들어선 식당가이자 관광명소이다.대부분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리틀 이태리는 당초 엘리자베스와 모트, 멀베리 스트릿에 이르는 캐널 스트릿 북쪽 전 지역을 차지했으나 20세기 중반부터 이탈리안들의 타지역 이주가 늘며 조금씩 쇠퇴하기 시작, 중국계 이민자들이 대거 몰려오며 지금은 멀베리 스트릿(Mulberry Street)의 브룸(Broome) 스트릿과 캐널 (Canal)스트릿 사이 구간으로 좁혀졌다.
가난한 이탈리안 이민자들은 개발붐에 따라 점차 오르는 렌트를 감당하지 못했고 감비노 마피아 조직의 리더였던 존 가티의 체포로 FBI가 범죄 소탕에 나선 악명 높은 가티 게이트 사건으로 하나 둘씩 퀸즈와 브루클린, 스태튼 아일랜드, 뉴저지 등 타지역으로 떠나가게 되어 지금은 소수의 이탈리안들만 남아 있게 됐다.
역시 이탈리안들이 장악했던 하우스턴 스트릿 인근 리틀 이태리 북쪽 역시 지금은 리틀 이태리가 아닌 ‘리틀 이태리의 북쪽’의 약칭인 ‘노리타’(NoLIta)로 불린다.
차이나타운에 밀려 몇 개 블럭으로 축소된 상태이나 멀베리 스트릿을 따라 식당과 베이커리, 카페들이 즐비한 리틀 이태리는 이탈리아 문화와 이탈리안들의 향수를 느끼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브로드웨이를 사이로 화랑가이자 샤핑가인 소호와 마주한 이곳은 소호나 인근 트라이베카, 이스트 빌리지, 차이나타운 등과는 다른 색다른 분위기를 준다.
주말이면 길 양옆으로 펼쳐진 노천카페마다 사람들로 북적이고 사람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로 활기가 넘친다. 진한 사람냄새를 맡을 수 있기에 호주머니는 가벼워도 낭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브룸 스트릿과 멀베리 스트릿이 만나는 리틀 이태리 초입에 들어서면 맛있는 이탈리안 음식냄새와 에스프레소 커피의 진한 향이 느껴진다. 식품점 쇼윈도에는 신선한 모짜렐라와 고기, 빵, 소시지 등 먹음직스런 식품들이 진열돼 지나는 행인들을 유혹한다.
길을 지나다 ‘카페 로마’에서 작은 잔에 나오는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을 마시고 거리 구경을 하다보면 로마 광장의 노천 카페에 와 있는 것 같다. 작은 케익 상점에서 파는 파이나 케익 맛도 일품이기에 뉴욕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낭만과 맛을 찾아 이곳으로 몰려든다.
뉴욕의 관광명소 중 하나인 오래된 세인트 패트릭 성당도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1809년 아이리시에 의해 세워진 이 성당은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영화 ‘대부’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이탈리안들의 자존심이 남아 있는 리틀 이태리의 최대 축제라면 단연 샌 제나로 거리 축제를 들 수 있다. 11일간 펼쳐지는 샌 제나로(San Gennaro) 축제는 올해로 76회를 맞아 26일까지 식당마다 특별 음식을 내놓고 라이브 음악과 함께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인다.축제 기간 저녁 7시30분부터 밤 11시까지 이곳은 휘황찬란한 불빛 아래 신나는 음악과 함께 사람들로 흥청댄다.
<김진혜 기자> j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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