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시문학 4집이 나왔다. 이번 호에는 미주시문학회(회장 최석봉) 회원인 구자애 권영희 안선혜 양병래 엄경춘 유지애 윤석훈 이지니 전영상 전은실 정진업 조옥동 최광운 최석봉 최찬기 등 열 다섯 시인의 시 111편이 실려 있다.
책 말미에는 홍문표 교수가 ‘상상력과 시적 구원’이란 제목으로 이번 호 시평을 덧붙였다. 지난 93년 창립된 문학 동호인 모임 동백회가 전신인 시문학회에는 40여명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다음은 이번 호에 실린 시중 하나인 구자애 시인의 ‘안부’전문.
“만성 신부전증인 언니가/만삭이 되어 남편을 잃었다/진찰할 때마다 산모도 아이도/위험하다는 의사의 말에/건강한 형부의 세포가 줄어들었는지/어느 날 심근경색으로 예고도 없이 돌아가셨다/그 때도 눈물 흘리지 않던 언니가/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없던 언니가/내가 떠나오던 날/마지막으로 친정집에 들러/ ‘언니, 나 미국 가’/늙은 엄마 때문인지 암시렁토 않던 언니가/나와 함께 서해안 고속도로 타고 올라오는데/갑자기 갓길에 차를 세우고 운다/‘꼭 가야겠냐’고/핸들에 얼굴을 파묻고/이적까지 들어본 적 없는 큰 소리로 엉엉 운다/우는 걸 보니/언니, 이제 살만하구나//
오늘은/워싱턴, 4가 모퉁이에 차를 세우고/핸들에 얼굴을 묻고 내가 운다/언니, 나도 이제 살 만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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