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선 교장이 최근 용궁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한인후손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멕시코 유카탄 무지개 한국학교 김무선 교장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후손들에게 10년째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무지개 한국학교 김무선(68) 교장은 LA 출신이다.
지난 1978년 도미한 김 교장의 가족들은 지금도 모두 오렌지카운티에 살고 있다. 20년 가까이 무역업체를 운영한 김 교장이 은퇴후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 노후를 보내기로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멕시코 출장 당시 한인 후손들을 만났기 때문.
유카탄 지역 거래업체를 방문했을 때 산체스라는 성을 가진 젊은 여자가 ‘나는 한국 사람인데 당신 회사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김 교장은 ‘성이 산체스인데 어떻게 당신이 한국사람이냐?’고 거절하자 그녀는 문전박대 당한 표정을 하고 돌아섰다.
김 교장은 “그때는 몰랐는데 유카탄에 정착한 최씨의 후손들이 산체스라는 성을 쓰면서 지금도 집성촌을 형성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그녀의 뒷모습이 계속 눈에 아른거렸다”고 털어놓았다.
흥사단 활동과 리라 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던 경험이 김 교장의 멕시코 행을 채찍질 했다. “도산 선생이 유카탄에 흥사단을 조직하고, 멕시코 한인들이 독립자금을 1만달러 이상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큰 감동을 받았지요”
멕시코 한인들과 10년간 생활한 그는 이제 코리안-멕시칸이 다 됐다. 그래서 멕시코 이민 100주년을 맞아 한국정부와 미주한인들이 뒤늦게나마 멕시코 한인사회에 관심을 가져준게 다행스럽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
멕시코 한인사회에 대한 편견과 오류가 많아 안타깝다는 김 교장은 “우리는 3.1절을 최대명절로 생각해 이 날이 되면 지금도 메리다시내 옛 국민회관 자리에 수백명이 모일 정도로 한민족이라는 자부심이 강하다”며 “한인후손들은 6.25 전쟁으로 크게 낙담했지만 요즘은 월드컵 4강과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위에서 혹을 8개 떼어내는 수술을 받아 건강이 안 좋지만, 그는 유카탄을 떠나지 못한다. 그가 떠나면 15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인 학교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똑똑하고 착한 아이들은 너무 많은데 교사와 학교 시설이 부족하다”며 “젊은 한인들 중에 많은 자원봉사자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락처 kimmusun@hotmail. com
<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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