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렉션회사로부터 느닷없이 통첩
은행명의 정보 업그레이드 수법도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신분도용 범죄에 한인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심지어 과거 피해를 입었던 한인이 또다시 당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LA 거주 J모씨는 지난 1일 한 컬렉션 회사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밀린 전화요금 160달러를 내라는 것. 난데없는 통지문에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자신도 모르게 지난해 5월 자신의 이름으로 전화가 개설돼 사용된 사실을 알고서야 신분이 도용됐음을 확인하게 됐다.
특히 J씨는 지난 2002년에도 누군가 자신의 명의로 렉서스와 캐딜락, 벤츠 등 최고급 차량들을 한꺼번에 구입, 이를 해결하느라 자동차 딜러와 경찰서, 크레딧 관리회사 등을 접촉하며 몇달을 고생했던 경험이 있던 터여서 또다시 이런 일을 당한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인들의 신분도용 피해는 온라인상에서 금융회사를 가장해 개인 신용정보를 빼내는 이른바 ‘금융 피싱’(Phishing) 사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 플러싱의 최모씨는 3개월 전 이메일을 통해 자신의 신용정보를 업데이트했다가 은행 계좌에서 자신도 모르게 2만5,000달러의 현금이 빠져나간 것을 발견하고 두 달 가까이 은행과 접촉한 끝에 돈을 되돌려 받을 수 있었다. 최씨는 또 자신 명의의 신용카드가 만들어져 유통되고 있음을 알고 이를 차단하느라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롱아일랜드 거주 박모씨도 지난달 중순 C은행으로부터 ‘신분도용 방지 차원에서 고객 신용정보를 업데이트키로 했다. 3월21일까지 업데이트하지 않을 경우 거래가 끊기게 된다’는 경고성 안내문과 함께 링크 사이트가 올라 있는 이메일을 받고 소셜번호 등 개인정보를 올렸다. 그러나 박씨는 3일 연속 똑같은 이메일이 들어온 것을 수상히 여겨 즉각 은행에 확인한 결과 은행과 무관한 것임을 발견,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를 모두 새로운 것으로 변경시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이밖에 뉴저지주에서는 법원 직원으로 가장, 전화를 걸어 “배심원으로 선정됐으니 정해진 시간에 나오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며 “이를 피하고 싶으면 소셜번호 또는 신용카드 번호가 필요하다”면서 개인정보를 빼 가는 범죄도 등장, 한인들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경찰 및 신분도용 범죄 전문가들은 ▲이메일 또는 온라인 게시판에 링크된 금융회사 사이트는 이용하지 말고 ▲이메일 또는 온라인 게시판에 링크된 가짜은행 홈페이지와 실제은행 홈페이지를 반드시 구별하며 ▲게시물에 링크된 금융회사 홈페이지에 개인 정보를 입력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특히 수상한 내용이 담겼을 경우 직접 은행에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신용상태를 점검하고 신용기록 관리회사를 통해 개인 기록이 함부로 유출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가입할 것을 주문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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