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던 딸아이가 세상에 나왔는데···”
김도영(47) 변호사는 셋째 출산을 위해 제왕절개 수술에 들어간 지 4시간 반 만에 차디찬 주검으로 변해버린 아내 최금성(39)씨의 모습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본보 3월13일 A4면>
출산일인 11일 새벽 6시30분 아이를 낳기 위해 짐을 챙겨 부인과 함께 집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뉴욕퀸즈병원까지 함께 걸어갔던 것이 바로 몇 시간 전인 것 같은데 더 이상 최씨가 이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13일 “8세가 된 큰아들이 어제 저녁 울면서 ‘엄마가 왜 죽었어요?’라고 묻는데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라“며 ”부인의 소식에 울부짖는 큰아이의 모습과 엄마가 더 이상 없다고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세 살 된 둘째 아들을 보면 가슴이 한없이 찢어진다“고 말했다.김 변호사는 “임신한지 얼마 안 돼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뱃속의 태아가 딸이란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던 아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세 번째 제왕절개이긴 했지만 병원 측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고 부인도 건강해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망연자실 했다.
최씨의 비보 소식을 접하고 12일 오후 비행기로 급히 한국에서 건너온 시누이 김연옥씨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시누이 김씨는 “집 서랍장을 정리하다가 분홍색 딸 아이 옷들이 서랍장 가득 곱게 정리된 모습을 보고 마음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며 “형님(김연옥씨)도 없는 딸을 낳게 됐다며 전화로 자랑하던 올케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들리는 것만 같다”며 울먹였다.최씨는 지난 11일 오전 9시30분 셋째 출산을 위해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 시작 20여분 만에 딸아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딸아이 출산 후 20초 만에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며 의식을 잃었으며 4시간 만에 걸친 수슬끝에 오후 1시30분 사망판정을 받았다. 김 변호사는 “‘엄마가 왜 죽었느냐’고 묻던 큰아이에게 제대로 된 대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부인이 어떻게 죽었는지 밝혀낼 것”이라며 “만약 병원에서 의료과실이 있었다면 이 또한 확실히 규명해 낼 것”이라 말했다.
이와 관련 뉴욕퀸즈병원측은 “최씨 가족에 애도를 표하며 현재 뉴욕 검시소에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 며 “이번 일과 관련해 유가족측에 모든 의료사실(medical facts)를 전달했으며 유가족의 모든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3일 현재 뉴욕시 검시소측에 따르면 최씨의 부검은 끝났으며 아직 부검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씨의 장례식은 14일 오후 8시 플러싱 제미 장의사(141-26 노던 블러바드)에서 거행되며 발인은 17일 오전 10시에 있을 예정이다. 장지는 파인론 메모리얼 묘지다. 유가족으로는 남편인 김 변호사와 장남 준규(8), 차남 유준(3), 그리고 이번에 태어난 딸 선아가 있다.
숨진 최씨는 18개월 된 아들과 함께 미시간주 토마스 앤 콜리 법대에 진학한 김 변호사를 따라 지난 2002년 미국에 건너왔으며 지난 2004년 뉴욕에 정착했다. 한국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최씨는 뉴욕에 와서도 자신이 출산 중 사망한 뉴욕퀸즈병원에서 1년 반 정도 근무했었다. <심재희 기자>
숨진 최씨(오른쪽)가 남편, 아이들과 단란했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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