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탄 업타운에서 뷰티서플라이 가게를 운영하는 이 모(53)씨. 이 씨는 최근 이유 없는 두통과 불면증,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에 시달려 얼마 전 내과를 찾았다.하지만 신체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는 의사의 권유로 신경 정신과를 방문했다.
전문의가 진단한 이 씨의 병명은 우울증의 일종인 ‘신체화 장애’. 무력감과 절망, 자존심 상실 등 심리적 불안이 신체적인 이상으로 표출되면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최근들어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 문을 두드리는 한인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끔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멍해지거나 무슨 일에 열중해야하는 데 도무지 집중이 안되는 경우. 어느 순간에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거나 무언 가에 화풀이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병석 신경 정신과 전문의는 요즘 우울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보면 여성들 뿐 아니라 사업 경영난이나 경제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년 남성들에게도 급속히 번지고 있다며 일부 환자 중에는 감당하기 힘든 불안감으로 자포자기 상태에 빠지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이 같은 증상을 방치하면 불안이 지나쳐 자칫 최근 베이사이드에서 일어난 한인 부부 동반자살
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로 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운명 철학원 등 점집이 북적거리는 것도 불황과 무관하지 않다.
퀸즈 앨름허스트 소재 A철학원엔 요즘 예년에 비해 2배 이상의 손님들이 밀려들고 있다. 손님들 대부분은 30~50대 여성들로 사업 진로에 대해 묻는 경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철학원의 관계자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사업진로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들르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전반에 심리적인
불안감이 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냐고 반문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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