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대 재학중 연쇄 살인 혐의 ‘립스틱 킬러’.. 65년 복역
희대의 살인마인가, 무고한 희생자인가.
1940년대 중반 미국 시카고에서 발생한 충격적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뒤 혐의를 인정하고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윌리엄 하이렌스가 65년 복역 끝에 83세를 일기로 옥중 사망했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검시소 측은 "하이렌스는 지난 5일 딕슨 교도소 감방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며 일리노이대학 시카고 병원으로 옮겨져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검시소 측은 "사인을 확인하기 위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렌스는 1946년 시카고에서 세 명의 여성을 끔찍하게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945년 6월 40대 여성 조세핀 로스를 무자비한 폭행 끝에 칼로 살해했고 6개월 뒤 30대 여성 프랜시스 브라운을 총으로 쏜 뒤 칼로 해를 가했다.
하이렌스는 범행 후 피해 여성의 립스틱으로 거울에 메시지를 남겼다. 범죄 욕구를 억누를 수 없는 자신을 반드시 잡아달라는 메시지였다. 이 때문에 그는 ‘립스틱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이렌스는 이듬해 6세 여아 수전 데그넌을 유괴해 목졸라 살해한 뒤 시체를 토막내 하수구에 버리는 엽기 행각을 벌였다. 그는 1946년 6월 범죄 현장 인근에서 좀도둑질을 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당시 17세였으며 시카고대학 재학 중이었다.
경찰은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 및 필적과 살해된 여아 데그넌의 집에 남겨진 2만달러(약 2천200만원) 요구 협박 편지에 남겨진 지문이 하이렌스의 것과 일치한다며 그를 기소했다.
하이렌스는 살해 혐의를 인정한 뒤 가석방 가능성이 있는 3회 연속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하이렌스의 이야기는 1953년 찰스 아인스타인에 의해 ‘블러디 스퍼(Bloody Spur)’란 소설로 출간됐다.
1956년에는 프리츠 랭이 배경을 뉴욕으로 바꿔 ‘와일 더 시티 슬립스(While the City Sleeps)’라는 영화로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이렌스는 수감 후 수십여년에 걸쳐 결백을 주장하며 30여 차례나 석방을 요구했다. 그는 사형을 피하기 위해 경찰이 타이르는 대로 거짓 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렌스는 1972년 일리노이 주 최초로 수감 생활 중 대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노스웨스턴대학 법대 교수진과 학생들은 당시 조지 라이언 일리노이 주지사에게 "경찰이 하이렌스에게 소위 ‘진실 세럼( truth serum)’으로 불리는 최면제 ‘펜토탈나트륨’을 투여한 뒤 하이렌스가 범행을 자백했다"며 "관용을 베풀어달라"는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청원을 준비한 스티븐 드리즌 변호사는 "이 사건은 의심스런 증거와 무능한 변론, 그리고 편견이 주도한 여론 재판 등으로 얼룩져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이 거부된 이후에도 하이렌스는 석방을 포기하지 않았다. 교도소에서 평생을 보낸 하이렌스는 말년에는 "늙고 병든 몸으로 더이상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석방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요구는 끝내 수용되지 않았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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