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밥
도라에몽
애니메이션 주인공을 모델로 하는 MD 상품이 인기다. ‘원소스멀티유즈’의 대표격인 MD 상품은 과거, 작품 흥행에 따른 파생 결과물로 받아들이곤 했다. 하지만 최근 캐릭터 중요도가 올라가고 잘 만든 MD 상품 하나가 영화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선흥행 후파생이 아니라 개봉 전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서두르는 움직임이다. 캐릭터 인지도 및 호감도 상승이 곧 영화 흥행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며 영화 마케팅에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 불티나게 팔렸던 엘사 공주, ‘겨울왕국’ 흥행 1등 공신
애니메이션 캐릭터 MD 산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캐릭터 왕국 디즈니다. 지난해 개봉한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 공주는 관련 제품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으며 인기를 끌었다. 1,0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작품인 만큼 캐릭터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는 최고조였고 인형 등 단순 캐릭터 상품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과 연계한 MD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겨울왕국’주요 캐릭터가 그려진 빙그레 요맘때는 패키지 리뉴얼 이후 전년 대비 매출이 3배 가량 늘었으며 뷰티업체인 클리오의 페리페라 역시 불티나게 팔렸다. 홍콩, 동남아 등으로 역수출되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확인했다.
‘겨울왕국’의 수입배급을 담당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측은 “캐릭터 상품의 구매 행위는 단순히 캐릭터가 그려진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다. 캐릭터가 전달하는 스토리와 이에 대한 소비자의 호감도가 복합적으로 상품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상품의 특성이 캐릭터의 스토리텔링과 어울리면 더 큰 시너지가 난다”고 밝혔다.
▲ 베이맥스 알려라!
캐릭터 산업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자 기대작 속 주요 캐릭터에 대한 MD 라이선스 계약 시점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월 21일 개봉한 디즈니 새 애니메이션 ‘빅히어로’가 대표적이다. 개봉 전 디즈니는 세계적인 완구 회사인 반다이와 손잡고 전세계에 베이맥스 등 ‘빅히어로’ 속 핵심 캐릭터 장난감을 출시했다. 디즈니 측은 “‘겨울왕국’이라는 성공 사례가 등장한 후 모자, 가방 등 패션 액세서리, 완구, 생활용품, 헬스&뷰티, 서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히어로’를 활용한 MD 상품을 개발하자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휠라와 손잡고 출시한 가방, 캡텐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베이맥스 모자 등은 타제품 대비 판매율이 세 배에 이를 정도로 좋은 반응이다.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며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입증되자 애니메이션 인기도 덩달아 오른다. 지난 1일 기준 ‘빅히어로’는 누적관객 173만9,930명을 기록하며 ‘국제시장’‘강남1970’등을 누르고 극장가서 선전하고 있다. 뛰어난 작품성뿐만 아니라 푸근한 로봇 히어로 베이맥스 캐릭터의 인기가 흥행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캐릭터 호감도가 캐릭터 MD 라이선스 제품 발매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캐릭터 인지도 상승으로 확대돼 자연스레 영화 마케팅 효과로 연결되는 이른바 선순환이다.
▲ 인지도·호감도가 경쟁력
‘빅히어로’의 베이맥스가 신생 캐릭터인 탓에 인지도 상승에 초점을 맞췄던 디즈니와는 달리 오는 12일 개봉하는 3D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 스탠바이미’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도라에몽은 이미 국내에 소개된 캐릭터이기에 인지도가 높지만 작품 선택으로 직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 이에 영화의 수입배급을 담당한 NEW는 캐릭터를 높은 인지도와 호감도를 바탕으로 애니메이션 개봉 사실을 알리는데 마케팅 초점을 맞췄다.
NEW 박준경 마케팅 본부장은 “실사영화와는 달리 ‘겨울왕국’‘빅히어로’‘도라에몽’등 애니메이션 주인공 캐릭터의 독보적인 매력지수는 영화 흥행에 직결된다”며 “애니메이션의 감동이 캐릭터 상품 구매로 이어지거나 캐릭터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영화 관람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만들어졌다. 특히 도라에몽의 경우 저연령 관객뿐만 아니라 이른바 ‘키덜트(kidult)족’ 관객에게도 인기 있다는 점을 착안해 더빙 대신 자막 상영을 확대하는 등 관객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라에몽 캐릭터의 경우 신규 상품이 들어올 때마다 품절 현상이 일어나는 등 인기인 데다 이번 작품은 에피소드 형식이 아닌 도라에몽의 탄생부터 마지막까지 다룬 유일한 작품이다. 일본 현지개봉 당시 600만 관객을 동원한 것은 이유가 있다는 자신감이다.
▲ 캐릭터 인형에서 SNS 이모티콘까지 진화
과거 애니메이션 캐릭터 MD 상품이 완구나 인형 등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과 SNS 이모티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월 18일 디즈니는 게임개발사인 구미코리아와 손잡고 ‘빅히어로’의 베이맥스가 등장하는 모바일게임인 ‘빅히어로 : 로봇배틀’을 출시했다. 간단한 퍼즐을 이용해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데다 캐릭터 베이맥스의 매력이 잘 담겨있어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 흥행에도 도움을 줬다.
18일 개봉예정인 다른 애니메이션 ‘스폰지밥 3D’는 SNS서비스인 카카오톡과 연계해 스폰지밥 이모티콘을 제작했다. 1만 명 한정으로 배포된 가운데 1분도 안돼 선착순 마감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스폰지밥 3D’홍보를 담당한 호호호비치 이채현 실장은 “스폰지밥 이모티콘 이벤트를 통해 캐릭터 리마인드 효과 및 인지도·호감도 상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스폰지밥3D’가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한다는 기대감을 심어주게 된 것이 가장 큰 효과”라 설명했다.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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