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미더머니'를 또 해요! 계속 욕을 먹어도 하고! 근데, 뭐라도 하는 게 좋잖아요?"(한동철 국장)
엠넷 '쇼미더머니'가 죽지도 않고 또 왔다. 프로듀서로 함께 하는 힙합듀오 '리쌍'의 길(39)이 "논란이 4600개 정도, 오해도 1만 개"라고 표현할 정도로 매해 방송 때마다 논란과 화제를 낳고도 매번 새 시즌을 내놓더니 올해는 벌써 다섯 번째 시즌이다. 이제는 완벽히 방송 프로그램계의 '어그로꾼'(문제를 만드는 사람)으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명성도 높아졌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힙합 프로그램이다. 1차 예선 현장에 9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역대 최다다. 최초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예선을 진행했다.
공들여 섭외한 프로듀서진도 쟁쟁해 졌다. MC 김진표(39)를 중심으로 래퍼 도끼(26·이준경)와 더 콰이엇(31·신동갑), 자이언티(27·김해솔)와 쿠시(32·김병훈), 사이먼 도미닉(32·정기석)과 그레이(30·이성화), 길과 매드클라운(31·조동림)이 각각 팀을 꾸린다. 단순히 프로듀서의 지명도만 높아진 게 아니라 더 넓어진 힙합음악의 범위를 반영하고 다양한 음악을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래퍼 위주의 힙합이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방법으로 힙합을 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다루지 못했던 부분까지 방송으로 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고익조 PD)
"많은 분이 저를 R&B 가수로 알고 계시고, 제 포지션이 '쇼미더머니'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도 많을 텐데요. 그래서 더 도전하고 싶었어요. 평소에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음악 중에서 저의 힙합 스타일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자이언티)
올해는 또 얼마나 더 자극적인 프로그램이 될까. 고익조 담당 PD는 "방송에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심사숙고해서 필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애쓰고 있고, 그런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힙합의 단면만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은데, 저희도 더 노력해서 힙합을 잘 모르시는 분이 '쇼미더머니'만 보고 왜곡된 정보를 갖지 않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거고요."(한동철 국장)
그런데도 이러한 논란과 지적이 프로그램의 극히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은 여전하다. "화제가 되는 부분은 프로그램의 2~3%"(한동철 국장)라는 거다.
"프로그램의 98%를 차지하는 숨겨진 실력자의 주옥같은 랩과 리얼리티에는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지시더라고요. 저희도 힙합의 단면이 아닌 전체를 보여 드릴 테니, '쇼미더머니'의 전체를 두루두루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한동철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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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운전' 길“잘하는 게 음악밖에 없어”
음주운전으로 방송활동을 접고 자숙 중이던 힙합 듀오 '리쌍'의 길(39)이 엠넷 '쇼미더머니5'의 프로듀서로 방송에 복귀한다. 2년여 만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걸 고민한 결과다.
"죄송한 마음이 다 사라진 건 아닙니다. 앞으로 살면서 제 실수를 반성하고, 뉘우치는 마음으로 살아갈 거고요. 초심으로 돌아가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는 게 먼저 해야 할 반성과 보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길의 '쇼미더머니' 출연은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엠넷 한동철 국장과의 인연으로 성사됐다. 1996년 가요계에 발을 들여 힙합 그룹 '허니패밀리' '리쌍' 등으로 20년 동안 활동해 온 만큼 시즌 1부터 꾸준한 러브콜이 있었던 터다.
"저를 굉장히 원했고 바랐는데, 이제 와서 제가 복귀 프로그램으로 동철이 형을 이용했네요. 사실 여러 PD와 전부터 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었고 이번에 결실을 봤어요. 죄송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그만큼 프로그램에서 더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릴 겁니다."
길은 과거 자신이 데뷔했던 때보다 월등히 발전한 한국의 힙합 신을 두고 '쇼미더머니' 역시 최근 5년 동안 엄청난 영향을 줬다고 판단했다. 잘하는 사람을 알릴 기회를 줬다는 것이다. 복귀 프로그램으로 '쇼미더머니'를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이 '쇼미더머니'가 정점에 올라간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프로듀서로 합류한 분들도 제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 최고라고 생각하는 동생들이고요. 다 같이 힘을 합쳐서 한번, 이번 시즌을 재밌게 해보고 싶었어요."
<조인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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