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HL 우승 경험 백지선 감독, “한국에 도움되는 일 하라” 아버지 유언에 한국 대표팀 사령탑 수락
▶ 짧은 기간 팀 체질 바꿔놓아 ‘빙판 위 히딩크’ 별명
2002년 히딩크호와 붉은 악마의 신화가 2018년 평창에서 다시 펼쳐질 수 있을까. 백지선(51)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새로운 역사를 쓸 준비를 마쳤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12개국 중 세계 랭킹도 21위로 가장 낮은데다 죽음의 조에 배치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올림픽에 데뷔할 준비를 마쳤다. 15일 오후 9시10분 강릉하키센터에서 세계 랭킹 6위 체코와 올림픽 데뷔전을 시작으로 ‘꿈의 1승’을 향해 나아간다.
캐나다 교포인 백 감독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이다. 아시아인 최초로 NHL 우승을 겪기도 했고, NHL 코치로도 오랫동안 활동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한국으로 돌아가 조국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는 유언에 따라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와 대표팀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전술도 체력도 기본부터 다져나갔다. 물러서는 경기 대신 물어뜯는 경기를 하기 시작했다. 3년이 지나자 성과도 보였다. 지난해 치러진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지난해 4월에는 우크라이나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A(2부리그)에서 깜짝 준우승을 차지해, 사상 최초로 1부리그(톱디비전)행을 달성했다. 지난해 12월 평가전에서는 세계 랭킹 1위인 캐나다와 대등하게 맞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백 감독은 매번 “목표는 다른 나라들과 똑같이 금메달”이라고 강조한다. 조별리그에서 1승만 해도 기적이라는 평에도 “우리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힘든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는 4개국씩 3개조로 나눠 상위 4팀은 8강에 바로 진출하고 5~12위 팀은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러 8강에 진출할 팀을 결정한다. 설령 조별예선에서 모두 지더라도 죽음의 조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하면 단판 플레이오프에서 대반전을 이뤄낼 수 있는 셈이다.
선수들의 사기도 드높다. 김기성은 “조별 리그만 통과하면 그 뒤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라성이라는 한국 이름도 받은 골리 맷 달튼은 이순신 장군처럼 대한민국의 수호신이 되겠다고 헬멧에 충무공의 동상 그림도 새겼을 정도다. 비록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이상한 잣대로 올림픽에 착용할 헬멧에서는 빠졌지만, 이미 그의 마음 속에는 충무공의 ‘필사즉생 필생즉사’의 정신이 각인됐다./강릉=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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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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