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야당 지위 톡톡히 활용…반난민 정서 끊임없이 부추겨

AFD 알리체 바이델 공동원내대표 (AP=연합뉴스)
독일의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 AFD)'이 연방 하원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세 번째 정당 자리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킨 AFD는 하원에서 제1야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 1·2당인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과 사회민주당이 대연정을 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 16일 AFD는 2018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하원 전체회의에서 어김 없이 어깃장을 놓았다.
제1야당이 첫 번째로 발언하는 하원 전통에 따라 AFD의 알리체 바이델 공동원내대표가 연단에 올랐다.
여성 동성애자인 그는 인종차별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 언행을 일삼는 AFD의 이미지를 완화하는 얼굴마담 역할을 해왔다.
바이델 공동원내대표는 연단에서 정부가 유럽연합(EU)에 연간 300억 유로를 지급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균형예산을 이야기하지만, 납세자들은 산더미 같은 빚을 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양손으로 창문 밖으로 돈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산층과 서민에 대한 감세를 주장했다.
바이델 원내대표는 AFD가 줄기차게 물고 늘어진 난민 문제를 제기하며 반난민 정서를 자극하는 일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독일은 자격없는 노동자들의 이민이 무제한적으로 되어버린 국가가 됐다"고 비판했다.
바이델 공동원내대표는 AFD 내 온건한 성향이지만 자극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으면서 논쟁을 불러일으킬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부르카,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소녀들과 칼을 휘두르는 남성들에게 정부 보조금이 들어가고 있다"면서 "아무짝에 쓸모없는 이들이 경제 성장과 번영, 사회복지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바이델 공동원내대표의 발언이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AFD의 도발에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대응하지 않았다. 뒤이어 연단에 선 메르켈 총리는 30여 분간의 연설에서 AFD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예산과 관련한 정부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메르켈 총리를 진흙탕 싸움으로 끌어내는 데 실패했지만, AFD는 원내 진입 후 극우적인 발언과 법안 발의로 논란을 일으키면서 존재감을 부각해왔다.
AfD는 올해 초 독일에 정착한 난민의 해외 가족을 데려오는 것을 영구적으로 금지하는 법안을 제출했으나, 다른 정당의 반대로 통과가 무산됐다.
또한, 최근에는 소수집단을 혐오발언으로부터 보호하는 법에 다수 독일인을 보호 대상자로 넣는 방향으로 법률 개정을 시도해 다른 정당의 반발을 샀다.
애초 법 개정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도 난민에 혐오감을 가진 지지층을 결집 및 확장하려는 의도에서 시도한 일이다..
AFD는 이런 행보를 통해 조금씩 지지세를 넓혀왔다.
일간 빌트의 여론조사에서 AFD는 최근 15%대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총선 득표율 12.6%를 뛰어넘는 수치다.
현 추세대로라면 지지율이 17%대로 추락한 사민당을 끌어내리고 지지율 2위 자리도 차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FD의 확장을 바라보는 독일 주류 언론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은 17일 1면에서 "AFD를 강하게 만든 요인을 다른 정당들이 제거할 수 있다"면서 "국수주의 정책이 아니라 국민 친화적이고 인간적인 정치를 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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