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신차 구입 3명 중 1명이 ‘대출금 역전’, 새 차 살 때마다 대출로 돌려막기 탓 악화
▶ 크레딧 낮을수록 악순한…사회문제화 조짐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인들 사이에 대출을 통한 신차 구입이 손쉬워지면서 차값보다 대출금이 더 많은‘언더워터’ 차 소유주들이 급격하게 늘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한 자동차 판매점에서 새 차를 둘러보고 있는 고객의 모습. [AP]
올해 40세인 전기 기술자 존 스크리커는 2017년 자동차를 구입하면서 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곧 또 다른 대출을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받았다. 2년 사이에 무려 4번의 자동차 담보대출을 받았다. 스크리커는 자동차 담보대출을 받을 때마다 새 대출을 받아 이전 대출을 갚는 소위 ‘말 바꿔 타기’를 했다. 그가 최근 구입한 차는 자프 체로키로 차값은 2만7,000달러인데 대출금이 4만5,000에 달해 대출금이 차값보다 더 높은 대출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최근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담보로 한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차값보다 이를 담보로 받은 대출금이 더 많은 자동차를 지칭하는 ‘언더워터 차’(underwater car)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자동차 가격은 오르는데 이를 감당하지 못해 자동차 대출만 늘어난 탓이다.
11일 월스트릿저널(WSJ)은 자동차 판매 웹사이트 ‘에드몬즈’(Edmunds)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9월까지 새 차를 구입한 미국인 중 차를 팔아도 대출금을 모두 갚을 수 없는 역자산 상태에 빠진 언더워터 차주들이 33%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1년 전 28%에 비해 5%포인트가 늘어난 것이고 10년 전인 2009년 19% 보다 무려 1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언더워터 차’ 소유주들이 갚아야 할 대출금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차주들은 자동차를 팔아 대출금을 갚는다고 해도 추가로 갚아야 할 대출금은 평균 5,000달러. 5년 전 4,000달러에 비해 25%나 상승했다. 결국 ‘언더워터 차’는 자동차 구입 가격보다 대출금이 더 많은 일종의 ‘깡통 주택’의 자동차 버전인 셈이다.
WSJ에 따르면 ‘언더워터 차’가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자동차 담보대출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한번 대출을 끼고 자동차를 구입하는 차주는 차를 바꿀 때마다 새로 대출을 받아 이전 차량의 대출금을 갚은 일종의 ‘돌려 막기’ 형식이다 보니 대출금이 계속 불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동차 판매시 대출을 담당하는 렌더들의 영업적 공세도 작용하고 있다.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인을 상대로 자동차 구입을 조건으로 대출을 종용하고 있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깡통 자동차’ 소유주들이 새 자동차를 구입할 때 평균 가격은 3만3,312달러이지만 대출 받는 금액은 평균 3만9,105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정상 자동차 소유주들의 경우 평균 가격은 3만8,321달러이고 대출금은 3만191달러로 나타났다.
월 상환금에 있어서도 ‘언더워터’ 차주들은 월 평균 640달러를 부담해야 하는 반면 일반 차주들은 512달러를 매월 부담해 대조를 이뤘다.
신용등급이 낮다 보니 ‘언더워터 차’ 소유주들은 신차를 구입하면서 받게 되는 대출금이 상대적으로 더 크고 이자율도 높아지면서 대출 상환기간도 장기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돌려 막기가 계속되면 결국 차값으로 감당할 수 없는 규모로 대출금이 불어나는 상황으로 악화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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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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