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위대가 골든게이트 공원 내 프랜시스 스캇 키 동상을 무너뜨리고 훼손하자 20일 SF공원국 관계자들이 낙서를 지우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으로 시작된 경찰 폭력 규탄 시위가 지난 주말에도 계속됐다.
특히 흑인 노예 완전 해방을 기념하는 ‘준틴스 데이’를 맞이하면서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프리몬트, 산타로사 등 베이 전역에서 이같은 시위 행진이 계속 이뤄졌다.
특히 지난 19일 밤 시위대들은 샌프란시스코 시내 유명 동상들을 대거 파손시키고 무너뜨렸는데 골든 게이트 공원에 있는 세인트 주니페로 세라 동상이 밧줄에 묶인 채 쓰러지는 모습을 군중이 환호하는 등 해당 영상이 트위터에 게재되기도 했다. 해당 자리에는 ‘빼앗긴 땅’이라는 스프레이 글자가 써있기도 했다.
미국내 가톨릭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2015년 성인으로 추대됐던 스페인 선교사 주니페로 세라 신부는 1769년 샌디에고에서 시작, 캘리포니아에 21곳의 미션을 설립하며 가톨릭 확산에 기여했다. 그러나 원주민 단체들은 그가 잔혹한 강제 개종정책을 시행, 많은 원주민들이 사망했다며 최근 미국내 시위 확산세 속에 ‘역사 바로알기’를 이유로 그의 동상을 무너뜨린 것이다. 20일 LA에서도 그의 동상이 밧줄에 걸린 채 쓰려져 내렸다.
그외에 노예 소유주였던 작사가 프랜시스 스캇 키 동상과 노예를 소유했던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동상, 돈키호테의 저자 미겔 데 세르반데스 동상 등 곳곳의 조각물들이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돈키호테의 저자 미겔 데 세르반데스 동상이 훼손된 모습.

시위대가 프랜시스 스캇 키 동상을 무너뜨리는 모습. <트위터 캡처>
경찰은 19일 저녁 조각물을 파손한 수백명의 사람들을 확인하고 추가 인력을 동원했으며 시위대들은 경찰에 물체를 던지는 등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오후 9시 30분쯤 해산됐으며 체포된 사람은 없다.
런던 브리드 SF시장은 “노예제도와 억압에 뿌리를 둔 이 나라의 진정한 고통”이라면서 “하지만 공원 등을 파괴하는 것은 해결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파손된 기물을 처리하고 청소하는데 쓰이는 돈은 흑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지역사회를 위해 쓰일 자금을 빼앗아간다”고 밝혔다.
시위대와 예술가들은 다음날인 20일 SF시청 앞에 노란색 글씨로 ‘경찰 해제’와 ‘BLM’(Black Lives Matter 약자)을 페인트칠했으며 수백여명이 페리빌딩부터 시청까지 행진하기도 했다.
이어 21일에는 불자들이 시빅센터 플라자 앞에서 ‘앉고, 걷고, 듣자’(sit, walk and listen)라는 시위를 벌였으며 포트 메이슨 경찰 해체 집회 등 곳곳에서 주말 내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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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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