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냄새 맡는 신경세포 아닌 주변의 지지세포들 공격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장기 후유증 규명에 도움
코로나19의 특징 중 후각 상실만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거의 없다. 갑작스레 냄새를 맡지 못하게 되는 증상은 이 감염병의 잘 알려진 특징이 되었다. 코비드 환자들은 코 막힘이 없어도 후각을 잃는다. 후각을 잃으면 음식 맛은 종잇장 같고 커피 냄새는 불쾌하게 느껴지며, 많은 경우 다른 증상들이 사라진 후에도 지속된다.
과학자들은 이제 이 미스터리한 증상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풀기 시작했다. 냄새를 감지하는 뉴런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과연 감염될 수 있는지에 대해 오랜 논쟁이 있었다.
새로운 연구에서 모아진 통찰력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뇌 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쳐 ‘안개 낀 뇌’(brain fog)와 같은 상태로 만드는지에 대해서도 새로운 빛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다.
감염 후 수주 혹은 몇 달 동안이나 증세가 지속되는 ‘롱 코비드’(long Covid)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에도 어쩌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연구는 이전의 연구들과 함께 코로나바이러스가 냄새를 감지하는 신경세포를 감염시키는지 여부에 대한 논쟁을 해결했다. 연구원들은 바이러스가 신경세포를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비강에 있는 다른 지지 세포들을 공격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감염된 세포는 바이러스를 떨어낸 후 죽고, 그동안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면역세포들이 몰려온다. 이에 따른 염증은 냄새 수용체, 즉 냄새를 감지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코의 신경세포 표면에 있는 단백질을 파괴한다.
이 과정은 뉴런에 있는 유전자의 정교한 조직을 변화시키고 본질적으로 이들을 짧게 줄여버린다고 연구자들은 보고했다.
이들의 논문은 냄새를 맡는데 중요한 세포가 직접 감염되지는 않지만 바이러스에 의해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이해를 크게 발전시켰다고 하버드 의과대학 신경생물학 부교수인 샌딥 로버트 다타(Sandeep Robert Datta) 박사는 말했다. 그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타 박사는 “코의 지지 세포에 영향을 미치면 간접적으로 많은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하고 “인접한 세포의 염증이 감각 뉴런의 변화를 유발하여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비드의 많은 합병증은 조직과 기관을 손상시킬 수 있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성 단백질이 혈류에 넘쳐남으로써 감염에 반응하는 면역 체계의 아군 공격에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일반적인 원칙이다.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하는 많은 일이 바로 염증을 생성하는 능력의 결과이다.”라고 다타 박사는 말했다.
새로운 연구는 다음의 기관들에서 수행된 연구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뉴욕 컬럼비아 대학의 주커만 인스티튜트와 어빙 메디컬 센터, 뉴욕 대학교 그로스만 의과대학, 뉴욕 마운트 시나이의 아이칸 의과대학, 휴스턴의 베일러 제네틱스, UC 데이비스 의과대학 등이다. 이 연구는 2월 초 셀(Cell)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과학자들은 골든 햄스터와 함께 코비드에 감염된 환자 23명의 인간 조직 표본을 조사했다. 햄스터가 오리지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연구진은 시간이 지남에 따른 후각 시스템의 손상을 추적했다.
(골든 햄스터가 후각을 잃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몇 시간 동안 먹이를 주지 않은 다음 시리얼(Cocoa Puffs)을 침구에 묻어두면 정상적인 햄스터들은 몇 초만에 찾아낸다고 뉴욕대학 랭곤 헬스(Langone Health)의 미생물학 교수이자 새 연구의 저자인 벤자민 테노버가 말했다.)
연구자들이 알아낸 것은 바이러스는 뉴런을 침범하지 않고 후각 시스템에서 지원 역할을 하는 세포만 침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가까이 있는 뉴런의 기능을 변화시켜 후각을 상실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주커만 연구소의 박사후 연구원이자 논문의 제1저자 중 한명인 마리아나 자지츠카(Marianna Zazhytska)와 대학원생인 알바나 코드라(Albana Kodra)는 면역 반응이 뉴런의 유전자 구조를 변화시켜 후각 수용체의 생산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자지츠카 박사는 “이 모든 재구성을 일으키는 것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전신 염증 반응”이라고 말하고 “신경 세포는 바이러스의 받아들이지 않지만 이전에 하던 일을 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메시지를 보내고 받는 후각 수용체의 기능이 중단된다. 그러나 뉴런은 죽지 않기 때문에 질병이 해결된 후 시스템이 회복될 수 있다.
주커만 연구소의 초기 연구에 따르면 냄새를 감지하는 뉴런은 냄새 수용체 생성에 필수적인 복잡한 게놈 조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수용체 유전자는 이들 사이에서 매우 집중적으로 통신한다고 논문의 교신저자 중 한 명인 스타브로스 롬바르다스(Stavros Lomvardas)는 말했다.
롬바르다스 박사는 “우리는 감염 시 이러한 뉴런의 게놈 구성이 완전히 변하는 것을 초기에 보았다. 그러나 정상일 때와 비교하여 알아차릴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냄새를 감지하는 뉴런에 의해 수신되는 감염된 세포에서는 신호가 방출되고 있으며, 이것이 세포들에게 재구성하고 후각 수용체 유전자의 발현을 중단하도록 지시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것이 항바이러스 저항성의 형태를 제공하고, 바이러스가 뇌에 침입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주목적인 진화적 적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한 그는 “그것이 우리에게 안도감을 주는 한가지 좋은 소식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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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ni Caryn R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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