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3인자 리잔수 방러 이어 시진핑 중앙아서 푸틴 만날 가능성
내달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거쳐 시진핑 집권 3기가 출범할 전망인 가운데, 중국이 최고위급 교류를 통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선 확정된 일정으로는 중국 공산당 서열 3인자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있다.
리 상무위원장은 7일(현지시간)부터 17일까지 한국 등 4개국 방문의 첫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동방경제포럼(5∼8일)에 참석한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중단됐던 최고 지도부 일원의 해외 방문을 재개하면서 러시아를 1순위 방문지로 택한 것이다.
더욱 주목되는 대목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달 중순 중앙아시아에서 열리는 다자 회의 참석 계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다.
시 주석이 오는 14일 카자흐스탄을 방문한다고 카자흐 외무부 대변인이 5일 발표했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카자흐 방문에 이어 15∼16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현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외국 방문과 관련해 "현재 발표할 수 있는 소식이 없다"고 했지만 시 주석의 카자흐 등 중앙아시아 방문은유력해 보인다.
당 대회에서 3연임이 유력한 시 주석이 중앙아시아 방문 계기에 푸틴 대통령과 만난다면 그 상징성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중·러 관계 강화를 집권 3기 대외 관계의 중심으로 삼을 것이며, 중·러 공조를 앞세워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난 1일부터 러시아에서 열리는 다국적 군사훈련(보스토크<동방>-2022)에 사상 처음 육·해·공 3군을 동시에 파견해 동해에서 실사격을 포함한 합동 해군훈련을 벌이는 등 최근의 중·러 간 긴밀한 공조 움직임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시 주석이 당 대회를 앞두고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SCO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면 그것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뚫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진영 외교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특히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을 만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직접적 대러 지지 의사는 밝히지 않더라도 러시아에 전략적 연대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명보는 6일자 논평에서 리잔수 상무위원의 러시아 방문과 안드레이 이바노비치 데니소프 주중 러시아 대사가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 중국 요인들과 잇달아 만나며 특별한 이임 '환송'을 누린 일 등은 중·러 간 좋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며 "20차 당 대회 업무 보고에 중·러 관계가 어떻게 서술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썼다.
관측통들은 시 주석이 10월 당 대회에서 집권 3기를 확정지은 뒤 11월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11월 15∼16일·인도네시아 발리)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1월 18∼19일·태국 방콕)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 회의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동남아에서 바이든-시진핑 간 첫 대면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결국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행보는 시진핑 집권 3기 대외 정책의 첫 단추가 될 11월 미·중 정상회담에 앞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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