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층서 1시간 넘게 갇혀…잦은 고장·관리부실
▶ “911 신고해야 신속 구조…건물주 상대 소송 가능”

지난 21일 저녁 LA 한인타운 윌셔가 한 오피스 빌딩에서 LA시 소방국 대원들이 긴급 출동해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한인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지난 21일 오후 6시30분 무렵 LA 한인타운 윌셔가의 한 오피스 빌딩에 사무실을 둔 조모(60)씨는 퇴근을 하기 위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두고 온 물건이 생각 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10층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9층과 10층 사이에서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서 문이 열리지 않았다.
사무실에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셀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가 잡히지 않아 통화가 불가능했다. 조씨는 다급한 마음에 엘리베이터 안에 비치된 인터폰으로 관리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했다. 관리 사무실 직원은 저녁 시간이라 샌타모니카에 위치한 수리 업체에서 사람이 올 때까지 30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0분이 지나도록 수리업체 사람들이 오지 않자 평소 공황장애가 있는 조씨의 불안 증세가 심해졌다. 다시 인터폰 연락을 취했지만 직원은 퇴근길 교통정체로 수리팀 도착이 늦어지고 있다며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조씨가 엘리베이터 문을 세게 두드리자 마침 늦게 퇴근하던 동료가 911에 신고해 구조 요청을 했다. 조씨가 엘리베이터에 갇힌 지 1시간 넘게 흐른 후였다.
신고를 받고 불과 5분 만에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이 고장난 엘리베이터 문을 강제로 개방한 다음에야 조씨는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조씨는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엘리베이터에서 나오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 공황장애에 폐쇄공포증이 겹쳐 거의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관리사무소에서 진작 911을 불렀으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LA 한인타운 일대 오피스 빌딩과 상가, 아파트와 콘도에 설치된 엘리베이터 관리상태가 부실하다는 한인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1960~1970년대 지어진 오피스 빌딩의 경우 엘리베이터 자체가 오래된 데다 관리사무소측의 관리가 부실하다 보니 고장이나 사고가 잦은 편이다.
이처럼 엘리베이터 오작동으로 인해 갇히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법으로 한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부분은 911에 구조 요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조씨의 사례에서처럼 무작정 수리업체를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신속하게 대처가 이뤄질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도 없다.
한편 1시간 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던 조씨는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호소하며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한 상해법 전문 변호사는 “엘리베이터 사고 관련 소송은 건물 관리소홀 책임이나 실제적인 신체 부상 등 4가지 형태로 진행된다. 원고 측 승소율은 높은 편이다. 실제 보상금액은 그리 크지 않다 하더라도 건물주는 엘리베이터 고장이나 사고로 인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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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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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한국일보 건물이구만... 기사하나 거저로 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