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열의 경제칼럼 65
▶ <뉴욕 페이스대 석좌교수>
바닥을 헤매는 주식시장과 경기침체에 젖어 있는 미국 경제에서 간절히 바라는 것이 연방준비은행의 또 다른 이자율 인하 움직임이다. 지금 미국내 연방은행 재할인율은 앞으로 1% 정도는 더 내려가지 않을까 보이고 당분간은 ‘별일’이 없는 한 낮은 이자율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경제일각에서 별일이 생길 수 있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시나리오는 일본 경제의 극심한 불황을 중심으로 이렇게 전개된다.
장기간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이 그들의 소유분 미정부 채권을 대량으로 팔아 자국 엔화의 가치 폭락을 저지시키는데 쓴다면 미경제가 난국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사실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채권자는 일본이다. 미국 경제의 경상적자가 국민총생산(GDP)의 4%인데 일본의 투자로 상당부분 이 적자가 메워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일본의 투자자들이 이 자금을 빼서 자국이나 제3국으로 돌려버린다면 미국의 이자율은 엄청나게 오를 것이고 경제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란 것이다.
경제에서도 항상 비관론자들이 있어 어두운 쪽으로만 분석과 예측을 하는 이들의 숫자도 꽤 된다. 그들에게서 나온 이야기인데 이들의 비관적 전망이 사실화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여기저기서 나오는 반론들을 보면 이런 파국의 시나리오는 확률이 아주 낮다.
우선 일본의 투자기관들이 연리 6% 정도 되는 아주 안정된 미 재무부 발행 채권을 버리고 겨우 1% 이자율을 보고 일본 정부채권을 대량으로 산다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없다. 세계에서 엄청난 규모의 대자본들이 장기를 보고 투자할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가 않다. 미 정부채권이 가장 안정성 있는 장기투자 대상으로 남아 있는 한 대규모 자금이 미 재무부 채권으로부터 이탈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런데 일본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재정들이 극도의 적자 재정에 의존하고 있어 앞으로 문제는 거기에서 나올 확률이 높다는 점은 거의 모든 경제전문가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는 것 같다. 일본의 거대기업들은 무척 경쟁력이 있고 잘 경영되고 있으나 일본의 정부부문은 장기간의 정책실패와 무능한 관리들의 방만한 대처로 한국처럼 문제가 많다.
한국은 아직 정부부채의 수준이 일본처럼 높지는 않으나 일본은 정부부채가 국민총생산의 두배 정도로 늘어나 있어 앞으로 가장 골치 아픈 부문이 재정적자가 되어 있다. 일본의 지방정부들이 부채 과다로 지불정지 같은 난국에 처한다면 위에 언급한 경제파국의 시나리오가 전혀 현실성이 없다고 얘기하지도 못할 정도로 심각해진다. 한국과 일본 다같이 무능한 정부가 나라 경제의 가장 큰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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