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하면서도 집안 일은 남편의 2배나
직장서도 금지된 성차별이 가정서 횡행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사는 데이빗(44)과 미셸(41) 코들 부부는 성공적인 커리어를 갖고 있지만 가정생활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맞벌이 부부다. 그렇지만 왜 집안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거리들은 대부분 미셸의 몫일까? 데이빗의 계산으로도 청소부터 샤핑, 네 아이를 돌보는 일까지 집안 일의 60%를 아내가 처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데이빗이 아무것도 안하고 노는 사람이 아닌 것은 상호 인정하는 바이지만 미셸이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다가 종종 그것 때문에 부부 싸움이 일어나곤 한다.
대부분의 맞벌이 부부들도 비슷한 처지이다. 집안 일을 하기 싫어하는 남자들 때문에 빚어지는 말다툼은 세대를 두고 코미디 소재가 되어 왔는데 최근 나온 한 권의 책은 기혼 여성을, 대부분의 서구 제국들이 직장에서는 용납하지 않는 성차별의 피해자로 규정하고 나섰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신문 칼럼니스트로 "아내의 일: 여성에게 결혼이 진정으로 의미하는 것"이란 책을 쓴 수잔 모샤트는 "그것이 너무나 명백하고 익숙한 환경의 일부이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차라리 보지 않으려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라고 말한다.
부시 대통령이 사회악의 근절 방안으로 결혼을 장려하고 있는 이때 모샤트가 제시하는 것은 결혼이란 제도는 그 자체가 사회악이라는, 정반대 되는 견해고 그녀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연구 결과와 통계를 제시하고 있다.
모샤트도 결혼이 사회에 유익함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 혜택의 대부분은 남편과 아이들에게 돌아간다. 기혼남이 독신남보다 더 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 예다. 아이들도 2명의 성인 돌봐주는 가정에서 훨씬 잘 자란다.
아내의 경우는 어떤가? "결혼으로 여성도 어느 정도는 심신의 안녕을 얻지만 남자들에 비하면 전혀 좋은 거래가 아니다"라고 모샤트는 말한다.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의 통계가 그 증거다. 남자들이 집안 일에 바치는 시간은 일주일에 16시간으로 1965년에 12시간이었으니 조금 늘었다.
그러나 여성들이 가사에 바치는 시간은 1965년에 40시간, 그 20년 후에는 31시간으로 조금 줄었지만 그래도 남자들의 2배에 해당하며 오늘날 취업 여성들이 얼마나 늘었으며 남자들의 경우 1965년에 비해 집 밖에서 일하는 시간이 줄었음을 감안할 때 그 불평등은 자명해진다.
메릴랜드 대학의 연구 결과 역시 비슷하다. 맞벌이 가정에서도 여성들은 가사노동을 거의 2대1이 될 정도로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이나 오스트레일리아의 관계 연구에 따르면 사정은 그 곳에서도 비슷한데 이런 통계를 가지고 남자들이 집안 일을 더 많이 한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은 그렇게 많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모샤트의 결론이다.
모샤트는 집안일과 육아를 일차적으로 담당해야 하는 데다가 결혼생활의 정서적, 성적 요구까지 충족시켜야 하는 ‘아내의 일’로 인한 스트레스가 미국의 높은 이혼율의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이혼 소송의 4분의3은 여자가 제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사회학자들이 가사 부담과 이혼을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가사가 자주 부부 갈등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갈등 그 자체보다 부부가 처리하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고 덴버대학 결혼 및 가정 센터 소장인 심리학자 하워드 마크먼은 말한다. "이 불평등에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핵심입니다. 가사 노동을 50대 50으로 나누는 것보다는 싸우지 않고 대화로 최선의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부부에게 더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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