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은행 윌셔지점에 붙은 영문 슬로건 ‘Always a step ahead’ <이해광 기자>
고객에 어필·마케팅 효과… 은행·병원·관광회사로 확산
‘잘 만든 슬로건 하나 비즈니스 효과 만점.’
고객에게 확실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장기적으로 마케팅에도 큰 효과가 있다는 판단 아래 슬로건을 사용하는 한인업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가정용품, 은행, 관광에서 병원, 보험까지 슬로건 바람은 대부분 업종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미지가 큰 몫을 차지하는 은행권의 경우 슬로건의 경연장. 그동안 간헐적으로‘Customer First’를 사용했던 한미의 경우 퍼시픽유니온 은행 합병을 계기로 올 초부터‘Your Choice, Our Pride’라는 새 캐치 프레이즈를 내세웠다. ‘Customer First’의 경우 의미는 좋지만 워낙 많은 업체에서 즐겨 쓰고 있어 차별화를 꾀하기 힘든 반면 새 슬로건은 한인 최대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적절히 표현했다는 게 한미측 설명. 홍현기 부행장은 “광고 대행사에 의뢰할 생각도 있었으나 행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더 좋다는 뜻에서 2개월간 사내 공모를 실시했다”며 “예상보다 많은 직원이 동참, 몇 차례의 심사를 거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은행도 최근 ‘항상 고객을 먼저 생각하는 은행’이라는 슬로건으로 한인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약간 길고 심플하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신생은행인 만큼 쉽고 친근한 쪽에 무게를 뒀다”며 “앞으로 슬로건에 걸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한 발 앞서가는’이라는 슬로건을 집중 홍보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비한인 고객들을 겨냥, 윌셔지점 등에는 ‘Always a step ahead’라는 영문 슬로건까지 내걸었다.
이밖에 새한은 ‘행복한 미래의 꿈이 있는 곳’중앙은 ‘편리한 서비스 친절한 사람들’이 슬로건.
‘조은관광’은 지난해 말 본격적인 로컬 관광을 시작하며 ‘좋은 사람 좋은 관광’을 새 슬로건으로 만들었다. 친숙한 문구에 상호와 발음까지 비슷하다는 점에서 사내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결정했다. 케니 김 부사장은 “후발업체인 만큼 TV나 라디오 광고는 물론 회사 전화의 연결음에도 빼놓지 않고 알리고 있다”며 “특히 고객에게 제공되는 각종 홍보물에는 가장 큰 글씨로 제일 앞에 써놓았다”고 전했다. 어느 곳보다 경쟁이 치열한 관광의 경우 양대 업체격인 삼호가 ‘고객께서 고객에게 입으로 전하는 회사’라는 다소 긴 문구를 사용한 반면 아주는 짤막한 ‘아주 좋은’으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가전, 가정용품 업소들의 경우 슬로건 효과를 확실히 경험하고 있는 업종. ‘안 깎아도 제일 싸다는 집’으로 더 유명한 김스전기 외 코스모스 전자는 ‘최저가격 365일’리본은‘싸게 사서 기분 좋은 곳’으로 맞서고 있다. 리본의 슬로건을 만든 마케팅 전문 김의창씨는 “웨어하우스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낮은 가격과 함께 최고의 서비스 업체라는 이미지를 연상시키자는 취지”라며 “슬로건은 업소 이미지 밸류를 높여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매출 상승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18년 이상 ‘쓸만한 물건의 집’을 고수한 로랜드의 경우 2년 전부터 ‘명품 하나가 생활을 바꿉니다’라는 슬로건을 하나 더 추가했다. 로말선 사장은 “쓸만한 물건의 집만으로는 명품업소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다”며 “하나의 슬로건은 상호위에, 또 하나는 전체 광고에 싣고 있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로 사장은“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90% 이상이 우리업소의 슬로건을 기억할 정도”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슬로건은 상호나 브랜드에 못잖게 업소 이미지를 소비자에 오랫동안 각인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친근하고 독특한 슬로건일수록 차별화된 강력한 연상을 심어준다”고 말했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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