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김영희씨와 함께 포즈를 취한 하인스 워드.
31일 디트로이트 포드필드에서 벌어진 수퍼보울 미디어데이 행사에 캠코더를 들고 활짝 웃고 있는 워드.
피츠버그 스틸러스 한인계 NFL 스타 하인스 워드
“수퍼보울이 끝나면 오프시즌에 어머니와 함께 한국을 방문할 것입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인혼혈 와이드리시버 하인스 워드(29)는 어머니 김영희씨 이야기를 할 때마다 예외없이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자기에게 평생 갚아도 갚을 수 없는 사랑을 베풀어준 어머니. 일평생 자기 하나만을 위해 뼈를 깎는 고생을 고생으로 여기지 않은 어머니. 워드는 어머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 내 평생동안 갚아도 절대 (어머니 사랑을) 갚을 수 없다”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국제결혼-이혼 역경 극복
날 위해 희생한 어머니
평생 그 은혜 갚을수 없어
“수퍼보울 끝나면 어머니와 한국방문”
풋볼선수라면 누구나 꿈에 그리는 최고의 무대인 수퍼보울에 나가게 된 지금도 워드의 마음은 가장 먼저 어머니에게 향한다. 마침내 선수로서 이뤄낸 최고의 기쁨을 자축하기 위한 워드의 첫 계획은 어머니를 모시고 모국인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생후 14개월만에 미국에 온 뒤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나라. 워드는 수퍼보울 미디어데이인 1일 오프시즌 계획으로 오는 4월 어머니를 모시고 2주동안 그 한국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워드의 성장 스토리는 국제결혼을 통해 태어난 많은 한인혼혈아들과 여러 모로 흡사하다. 어머니 김영희씨는 서울에서 주한미군을 만나 결혼해 워드를 낳았고 그가 한 살 때 미국으로 건너와 애틀랜타에 정착했다. 하지만 이들 부부는 곧 이혼했고 법원은 어머니 김영희씨가 영어를 한마디로 못하고 생활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워드의 아버지에게 양육권을 내줬다.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낯선 땅에서 남편과 헤어진 뒤 아들마저 뺏긴 여인. 그녀가 이 때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그에게 돌을 던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김영희씨는 강인한 한국여성이었고 무엇보다도 아들에 대한 꺼지지 않는 사랑에 불타는 ‘어머니’였다. 아들을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작정한 그녀는 이를 악물고 당장 접시 닦기부터 시작,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한꺼번에 세 잡을 뛰며 아들을 찾기 위한 돈을 모았다. 자신을 위해선 단 한푼도 쓰지 않으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 탓에 결국 워드가 8살 때 마침내 그를 되찾아 올 수 있었다.
워드를 데려오고도 그녀는 새벽부터 한 밤중까지 접시닦기와 호텔방 청소, 편의점 캐시어 등으로 거의 논스탑으로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아들이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음식을 먹으며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처음에는 눈 작은 동양인 엄마를 부끄러워하며 반항하던 워드였지만 커가면서 어머니의 끝없는 희생과 사랑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틸러스 역사상 최다 리시빙기록을 보유한 수퍼스타가 된 워드는 지금의 자기를 만든 것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삶으로 보여준 어머니였다고 강조한다. 이제 그는 수퍼보울에서 승리한 뒤 어머니와 함께 처음으로 모국 한국을 방문하는 꿈을 그리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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