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여성, 모국 방문길 인천공항서 곤욕 치러
작년가을 남편이 캠핑여행 때 넣어둔 것으로 판명
모국 방문길에 올랐던 한인 여성의 가방 속에서 본인도 모르는 소련제 38구경 권총이 발견돼 기대에 찼던 한국 여행길이 악몽과 시련으로 엉망이 됐다.
레이크 오스웨고에 거주하는 시민권자인 한인 김 모(50)씨는 5월초 모처럼의 휴가를 내 한국 방문길에 올랐다. 15년 만에 처음으로 밟아본 모국 땅이었다.
그러나 부푼 기대감으로 인천공항의 세관검색대를 통과하려던 김 씨에게 세관원은 “장난감 총을 갖고 오셨군요”라고 말했다. 그 말은 이후 김 씨가 겪은 황당하고 곤욕스런 상황의 서막이었다.
김 씨가 검색대에 올려놓은 가방 옆 지퍼를 열자 놀랍게도 소련제 아이메즈 38구경ACP 권총 한 자루와 20여발의 실탄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경악한 김 씨가 자신도 권총이 어떻게 해서 가방 안에 들어 있는지 모른다고 하소연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공항에서 무려 6시간 동안 취조 받은 김씨는 조사와 처리가 끝날 때까지 출국할 수 없고 언제든지 출두에 응해야한다는 조건으로 일단 공항에서 방면됐다.
새벽녘에야 도착한 친지 집에는 김 씨가 실제로 신고한 주소지에 체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미 경찰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김씨의 황급한 연락을 받은 미국인 남편 W씨는 그때서야 지난해 가을 캠핑 갔을 때 가져갔던 가방 안에 문제의 권총을 그대로 놔뒀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김씨가 짐을 꾸리기 전 가방을 철저히 점검하지 못한 것이 후회막급이었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W씨는 서둘러 자신이 1994년 구입한 총기의 매매계약서, 김 씨와의 결혼증명서와 함께 도움을 요청하는 오리건주 출신 연방하원의원의 편지 사본 등을 준비해 ‘불법무기 반입기도 죄’로 김 씨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던 인천 공항경찰대에 보냈다.
W.씨는 또한 포틀랜드 공항을 찾아가 출국과정에서 총기가 어떻게 검색되지 않았는지에 대한 항의성 문의를 했으나 기내 반입이 아닌 권총을 수하물로 부치는 경우 아무 문제가 없으며 공항 당국은 그 사유를 알 필요도 없다는 설명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W씨로부터 전해 받은 제반 서류와 정황을 참작한 인천 공항경찰 당국은 최종적으로 지난 15일 W씨로부터 문제의 권총의 소유권을 부인 김씨에게 넘긴다는 양도증서와 김씨로부터 권총 소유권 포기서를 받고나서야 단순 과실로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 무혐의 처리했으며 문제의 권총은 폐기 처분했다.
사소한 부주의가 하마터면 크게 비화돼 한국에서 옥고를 치루는 사태로 이어질 뻔한 경우로 여행객들의 사전 여행준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한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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