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지역 국가들 식량자급화에 초비상
도론 오비츠의 농장 사무실에는 한 조각의 쇠붙이가 기념품처럼 진열돼 있다. 가자 스트립 쪽에서 날라 온 로켓포 조각이다. 이 쇠붙이는 이스라엘에서 농업이 당면한 도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오비츠는 로켓포 공격보다 더 심각하고 장기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 물 부족 사태다.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소득도 늘고 있다. 이와 비례해 늘고 있는 것이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다. 이스라엘은 그런데 4년째 가뭄을 맞고 있다. 결국 정부가 ‘물 위기’를 선포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는 단지 이스라엘의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의 서부지역을 포함해 지구촌 곳곳의 건조한 지역마다 겪고 있는 문제다. 인구는 늘고 있다. 반면 물 공급은 줄고 있다. 거기다가 지구온난화는 문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바로 이 같은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사우디는 수단, 파키스탄 등지의 농지 매입 서둘러
이스라엘은 하수 리사이클에, 바닷물 담수화로 대처
올 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한 주요 연설에서 만연한 물 부족 사태는 폭력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물 부족에서 오는 환경적 스트레스는 갈등을 야기 시키고 또 빈곤 국가들의 경우 보다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인구 증가는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다.” 그의 지적이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이어 기후변화가 가져올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전 세계의 경제적 발전과 반비례해 물 부족 사태가 더욱 심화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이런 상황을 맞아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건조지역 국가들은 그들 나라로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작물, 예컨대 물 흡수력이 강한 포도나, 채소류 등에만 초점을 맞추어 경작하는 전략적 농업정책을 권장하고 있다. 대신 나머지 필요한 농산품은 세계시장에서 수입을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세계의 상품시장에서 쌀을 비롯해 주요 생필품 가격이 요동을 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은 식량을 세계 시장에 의존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부유한 산유국은 때문에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곡물을 수입하기보다는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경작지를 확보하는 것이다. 수단, 파키스탄 등지의 경작지를 사우디 정부는 사들이고 있다.
다른 나라들도 자체의 식품생산 증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나라 중의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많은 경비를 들여야 하는가’로 모아지고 있다.
“우리가 맞은 최대의 도전은 국내 생산을 늘리든지, 도는 ‘최소로 최대 효과를 내는 사료정책’을 통해 절약을 하든지 간에, 곡물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샬롬 시몬 이스라엘 농무장관의 말이다. 물 부족 사태 등 어떤 제약을 무릅쓰고서라도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과제가 바로 곡물의 자급의 적정선 유지라는 지적이다.
이스라엘은 농업용수 효과 극대화란 면에서 전 세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대적 관개기술이라고 불리는 ‘물방울 스며들기 관개시스템’을 발명한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그리고 네타핌 등 이스라엘의 회사들은 이 관개시스템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또한 하수 물을 재처리해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오비츠의 농장에서 재배되는 도마도와 페퍼 등이 바로 하수 물을 리사이클해 댄 농업용수로 재배된 것으로, 오비츠에 따르면 그 리사이클 된 물은 식수보다 더 청결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국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기후다. 국가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것이 바로 기후인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당국자들은 해결방안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
이스라엘은 농업용수로 5,000만 큐빅 미터의 물을 사용한다. 이 물의 대부분은 리사이클 된 물이다. 여기에 2,000만 큐빅 미터의 물을 더 공급한다는 계획 하에 하수 물 재처리 시설을 확충하고 바닷물 담수화 플랜트도 계속 건조할 예정이다. 이 같은 프로젝트들이 완성되면 2013년께에 물 부족 위기는 해결될 수 있다는 게 정부당국자의 말이다.
그러나 농업은 이스라엘 전 체 국내총생산의 2%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이런 농업 분야에 그런 투자를 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결정인가 하는 것이 일부의 비판이다. 또 비관적 적 전망도 만만치 않다. 지구 온난화로 강우량은 35%가 감소되고 이는 악순환을 야기해 지하수와 이스라엘의 주 상수도원인 갈릴리 호수를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물 부족사태 극복을 통한 식량의 자급화의 적정선 유지는 국가의 전략적 선택이기 때문이다.
‘물 부족사태’의 현장 이스라엘 키부츠 모습
물 부족 사태가 하루 빨리 해결되기를 고대하고 있는 사람의 하나가 로니 켄다르다. 그는 시리아와의 접경지대에 있는 키부츠에서 30년간 농사에 매달려왔다. 물을 최대한으로 보존하면서 그레이프, 사과, 꽃, 그리고 각종 베리 종류를 재배해온 것이다.
이 작물들은 리사이클 된 물과 빗물을 모은 만든 저수지 물로 재배된다. 그 저수지가 그런데 거의 말라가고 있는 것이다. 켄다르는 많은 물이 요구되지 않는 식물들을 주로 키우고 있다. 거기다가 ‘물방울 스며들기’식의 관개방법을 통해 뿌리에 직접 물을 대게 함으로써 물 사용을 극소화하고 있다.
현재는 물의 증발을 막기 위해 사과 과수원을 망사 네트로 덮는 방법을 시험 중에 있다.
그러나 가뭄사태를 맞아 이스라엘정부는 이 키부츠의 물 공급 배정 량을 줄였다. 180만 큐빅 미터에서 100만 큐빅 미터로 격감된 것이다. 결국 켄다르는 일부 과수들을 쳐낼 수밖에 없게 됐다. 그리고 가뭄에 물을 보존하고 또 살아남게 하기위해 사과나무에서 사과들은 따 폐기처분을 한 것이다.
그래서 버려진 사과들이 과수원 땅을 뒤덮다 시피 했다. 농부인 그로서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다. “도무지 과수원에 갈 마음이 나지 않는다.” 켄다르의 푸념으로 물 부족 사태가 해결되기를 그는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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