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는 기다려지는 작은 모임이 하나 있는데, 그 모임은 가칭 International Eating Society이다. 소위 먹자클럽이다. 가깝게 지내는 중국인 과학자, 유태인 변호사, 필리핀계 간호사와 필자의 부부등 몇명이서 2년여 전에 만든 모임이다. 2개월에 한번 정도 정기모임을 갖고, 생일등 축하할 일이 있으면 수시로 만나서 다양한 식당을 찾아다닌다. 피부 색깔과 나라가 다르고, 서로의 관심사와 종교가 달라도 함께 먹고, 수다를 떨면서 서로를 이해하다보니 이제는 힘든 일이나 즐거운 일이 있을 때 먼저 연락을 주고 받는 친한 친구들이 되었다.
지난 주에는 뉴저지에 있는 사천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 예상대로 주문한 대다수의 요리는 아주 매웠는데, 사천성 출신의 식당 주인 왈 “사천지방은 분지이고, 습기가 많고 더위와 추위가 심하여, 마늘, 파,고추등 매운 향신료를 많이 든 음식을 먹어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하였다. 太陰濕 土( 태음습토)가 성한 지역이니 陽明燥金(양명조금)한 기운이 많은 음식으로 그 균형을 유지 한다는 한의학적 관점과 일치하는 설명이다. 이렇듯 좋은 음식이나 좋은 약의 기준은 내몸의 상태를을 중심으로한 내외부적인 환경과의 조화와 균형에 있다.
이 참에 우리의 먹거리도 한번 생각해 본다. 한국의 3대 토종먹거리를 꼽는다면 김치, 된장, 젓갈이 아닌가 싶다. 김치, 된장, 젓갈은 적어도 수백년 동안 우리 조상들이 이 직접 임상실험을 해본 음식들이다. 이 3대 한국 토종음식의 공통점이 있다. 발효음식(醱酵飮食)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발효음식의 왕국이라 할 만큼 다양한 발효음식이 발달되었다. 이게 한국음식의 특징이다. 발효란 무엇인가. 다양한 개체들이 오랜 시간 동안 서로 엉겨 붙어서 발생하는 화학변화다. 사람으로 치면 산전수전을 다겪고, 미운정 고운정이 함께 들고, 자기를 녹여 타인과 하나가 될 때 발효가 일어난다.
또 비빔밥은 어떤가? 비빔밥은 한국인의 융합문화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언론에서도 보도가 된적이 있는데, 목(木)화(火),토(土), 금(金), 수(水)의 오행이 모두 섞여 있다. 木은 무엇인가. 나물이 해당된다. 비빔밥에는 시금치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나물이 들어가기 마련이다. 나물은 주로 녹색이다. 녹색은 목을 상징하는 색이다. 火는 고추장이다. 화는 붉은색에 해당하고, 고추장은 붉은색이라서 화로 볼 수 있다. 토는 어떤 재료인가. 토는 누런 황색이다. 비빔밥에서 누런 황색을 띠는 재료는 계란이다. 비빔밥 한가운데에 놓는 계란의 색깔은 누런색이다. 이는 토를 상징한다.
비빔밥에서 金에 해당하는 재료를 찾아보면 밥이다. 쌀은 흰색이라서 金을 나타내는 상징색으로 본다. 서쪽의 금을 백호(白虎)라고 표현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서쪽과 금을 상징하는 색은 흰색이다.
수(水)는 무엇인가. 비빔밥에 들어가는 참기름이다. 비빔밥의 맛을 좌우하는 요소가 참기름과 고추장인데, 참기름은 액체이기도 하지만, 그 색깔이 검정색에 가깝다. 검정색은 水를 상징하는 색이다. 이처럼 비빔밥 한 가지에 동양의 전통사상인 목, 화, 토, 금, 수, 오행이 모두 섞여 있다.
이렇게 오행에 바탕을 둔 조화와 균형의 관점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국의 음식도 한번 살펴보면, 단적으로 말해서, 土(토)에 너무 치우친 감이 있다. 오행상 토는 甘(단 맛)이고, 濕(습)이고, 비만이다. 그리고 찬 음료를 너무 많이 마신다.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우리의 인체는 체온 유지를 위하여 그 보호막을 두텁게 하려하고, 따라서 비만을 가속화한다.
그래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 중 비만환자(병적인Obesity Patient를 의미함)가 30%이 넘고, 단순과체중(simply overweight) 인구 또한 30%가 넘는 것으로 나와있다. 필자의 클리닉에 오는 현지인 환자의 반 이상이 이러한 범주에 속해서 그와 관련된 증상-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병, 관절통..등을 호소한다. 그리고 그 질환과 관련된 약들을 몇가지씩 복용하고 있다.
최근에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간 결혼의 합법화를 지지하는 진화된 입장을 발표하여 논란이 뜨겁다.. 다양성으로 대표되는 미국사회의 통합 모델이, Melting Pot에서, Salad Bowl을 거쳐, 음양 오행의 건강한 균형미를 갗춘 Bibim Bab으로 진화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통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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