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헝거 게임’과 런던 올림픽 인기 편승
▶ 레슨등록 급증에 미 양궁업계 즐거운 비명
캘리포니아 주 패사디나 양궁클럽 무료강습에서 초보자들이 활쏘기를 배우고 있다. / 영화‘헝거 게임’에서 멋진 활 솜씨를 보여주는 여주인공 카트니스(배우 제니퍼 로런스).
캘리포니아 주 버뱅크에 사는 13세 여학생 엘리자베스 킨슨이 활쏘기에 빠진 것은 소설과 영화‘헝거 게임’을 보고난 후부터였다. 미래의 세상에서 신기의 활솜씨를 앞세워 역경을 헤쳐 나가는 16세의 여주인공 카트니스 에버딘의 강인하고 멋진 모습에 완전히 반해버린 것이다.“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카트니스가 된 듯 느끼는 모양”이라는 아버지 대릴 킨슨은 “정말 파워플한 스포츠”라면서 자기도 활쏘기에 끌리고 있다고 말한다.
처음으로 활을 집어 들었던 날 엘리자베스는 “정말 내게 꼭 맞는 느낌이 들었어요. 타고 난듯한 느낌이랄까…”라고 말했다면서 요즘은 레슨을 받고 있는데 “내 전 생애를 바쳐 최고의 궁사가 되고 싶다”면서 열중하고 있다고 아버지는 전했다.
7세짜리 미아 스미스가 반한 것도 만화영화 ‘브레이브’의 주인공인 활 잘 쏘는 빨강머리 공주 메리다였다. LA에 사는 미아는 서머캠프에서 레슨을 받고 활쏘기를 연습했는데 지금은 엄마가 약속대로 활을 사주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정말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미 전국에 활쏘기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여학생들의 관심이 뜨겁다.
곳곳의 양궁 클럽과 협회, 장비 업소들은 갑작스럽게 높아진 관심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여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남학생들과 성인 남녀들의 관심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영화로 인해 불붙기 시작한 관심이 지난 주말 미국 남자 양궁팀이 은메달을 획득한 런던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거세지는 기세다.
미 올림픽 팀을 훈련시키는 ‘USA 양궁’의 제휴 클럽들은 “이 스포츠에 입문하려는 새로운 궁사들, 특히 젊은 여성들의 열정에 놀라고 있다”고 ‘USA 양궁’의 대변인 테레사 라코니는 말한다. 참가자들의 통계를 낸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 분야 등록 인구는 현재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전국양궁협회 브루스 컬 회장은 멤버십이 금년 들어 5% 증가했다면서 특히 젊은 층의 참가가 눈에 뜨인다고 전했다. “할리웃이 양궁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어요. 쿨한 주인공들이 멋지게 보여주는 활쏘기가 소녀들에게 강하게 어필하는 듯 합니다”
초보자에게 무료 강습을 실시하는 비영리 캘리포니아 클럽인 ‘패사디나 로빙 아처스’의 강습 디렉터 밴 웹스터는 양궁은 안전하고 배우기 쉬워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스포츠라고 설명한다. “물론 뛰어나려면 상당한 훈련과 집중력이 요구되고 그러기 위해선 열정이 필요하지요” 토요일 아침 강습 수강생 수는 금년 초 이후 2배로 증가하여 현재 160명에 달하고 있다고 웹스터는 전했다.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활쏘기 열풍은 전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는 중이다.
2008년 출판된 소설 ‘헝거 게임’이 금년 3월 영화로 나온 이후 양궁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라고 일리노이 주 포레스트팍 소재 양궁장비 판매업소 ‘아처리 커스텀 숍’의 주인 테리 프라이어는 즐거워한다.
“주 10회 레슨에서 35회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들리는 사람 수도 엄청나게 많아 졌다”는 프라이어는 수퍼히어로 영화 ‘어벤저스’의 궁사 호크아이에 끌린 남학생들의 양궁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져가고 있다고 말한다.
델러웨어의 비영리 양궁클럽인 ‘뉴캐슬 100 아처스’의 주 수입원도 과거엔 토너먼트와 경품이었는데 요즘은 레슨으로 바뀌었다고 클럽 이사인 릭 한은 전한다.
“올림픽과 ‘헝거 게임’ 사이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뜬 것입니다. 지난 6개월 간 레슨 수강생이 일주일에 서너명에서 40명으로 급증했으니까요”
웨스트버지니아의 리플리 중학교 양궁 코치 J.T. 해처는 6학년 양궁팀에 자녀를 넣어달라는 학부모들의 전화를 계속 받고 있다. 이미 지난해에도 70명 이상이 입단 테스트를 받았는데 금년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하고 ‘올해의 궁수’로도 선정되었던 프로페셔널 궁사인 진저 모어헤드는 “양궁에선 힘과 민첩함 못지않게 집중력과 인내력이 중요한데 바로 그 점이 여성의 강점이어서 양궁은 여성에 적합한 스포츠”라면서 “일반적으로 여성은 조준 관련 스포츠에서 뛰어난다”고 설명한다.
모어헤드에 의하면 프로선수로 나서는 여학생들도 증가하고 있다. 작년 8월에 활쏘기를 시작해 금년 2월 네바다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라스베가스 거주 크리스티나-마리 윌번도 그중 한명이다. 금년 가을 오스트리아의 대학에 입학하면 대학 양궁팀에 들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는 윌번은 “처음엔 과녁만 맞추어도 다행으로 생각했다”면서 루키들을 위한 충고 한마디를 전했다 : “처음엔 빗나가더라도 좌절하지 마세요. 계속 꾸준히 집중하세요”
그러나 버뱅크의 13세 초보 궁사 엘리자베스 킨슨에겐 별로 필요 없는 충고다.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그리고 활을 들면 내 자신이 굉장히 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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