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어느 가을 아침 브레이킹 뉴스로 날아든 슬픈 소식이 하나 있었습니다. 다름아닌 영화 수퍼맨으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습니니다. 아무도 예상 못한 끔찍한 사건으로 얼굴을 제외한 모든 몸에 마비 증상이 그에게 찾아 왔을때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꿋꿋한 투병 생활과 상상을 초월한 인내심, 그리고 자신과 같은 장애인을 돕기 위해 의회에서 휠체어를 타고 연설하던 모습등에서 우리는 영화 보다 깊은 감동을 받은바 있습니다. 그는 영화 슈퍼맨에서 정의의 해결사로 나타나고 특히 필라델피아에서 가까운 프린스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기도 하여서 그런지 더욱 우리에게 친근하게 느껴졌습니다. 몇 년 전 그가 피나는 노력으로 발끝을 움직이게 되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멀쩡한 제가 얼마나 부끄럽게 느껴졌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나고야 말았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그가 쓴 책 중에 이러한 내용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그는 건강하게 살고 있을 때 자신은 자식들에게 훌륭한 아버지라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나서 병원에 있게 되면서 그는 자식들에게 좋은 아버지는 커녕 이제는 무거운 짐이 되는 것 같아 몹시 괴로웠답니다. 그러나 얼마 후 오히려 본인이 이제서야 진정한 자녀들의 아버지가 되고 있음을 발견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아이들의 의견은 듣지 않고 주로 명령만 내리고 몰고 가는 아버지였는데 병원에 있으면서는 본의 아니게(?) 찾아오는 자녀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게 되었습니다. 자녀들은 그 동안 아버지에게 털어놓지 못했던 수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고 크리스퍼 리브는 말도 잘 할 수 없는 처지라 오직 듣는것이 최선이었습니다. 그는 고백했습니다. 자녀들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기만 해도 훌륭한 아버지가 될수 있다는 사실을.
그렇습니다. 때로는 자녀들을 모질게 몰고 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자녀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밀고 나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사실 평소에 자녀와 대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후유증으로 오는 현상일 때가 많습니다. 무서운 아버지의 말을 자녀가 들어도 그것은 시늉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자녀들과 대화 하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부모의 말에 자녀들은 진심으로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어떤 한국 학교 교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자녀들과 대화를 얼마나 안하였으면 아이들이 한국어를 송두리째 까먹을 수 있게 됩니까?” 그는 어려서는 멀쩡하게 한국어를 하던 아이들이 한국어를 잃어버리는 이유를 이분들은 한국어 교육을 소홀히 해서가 아니라 부모와 자녀와 대화 부족을 주 원인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부모님들이 한국 학교에 와서는 우리애가 한국학교에 얼마나 오래 다녔는데 한국어를 못하니 학교에서 잘못 가르친 것 아니냐고 항의 할 때 이분은 할 말을 잃는다고 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다고 한탄하기 전에 과연 부모로써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열심히 자녀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부모의 말을 아이들은 겉으로 불평할지는 몰라도 진심으로 따르지 않겠습니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