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출신 거주민의 밀입국으로 홍수를 이룬 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의 접경지대에서 미국 국경 수비 인력끼리 오인 사격을 하는 등 단속 공조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이 지역을 경비하던 연방기관인 미국 국경순찰대를 비롯해 최근 파견된 텍사스 주(州) 경찰, 주 방위군이 팀을 이뤄 밀입국 단속에 나서고 있으나 소속이 다르다 보니 일사불란한 지휘가 어렵다고 A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여기에 스스로 총을 들고 국경을 지키겠다는 민병대까지 합세하면서 상황은 더욱 꼬였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국토안보부에 국경 강화를 위해 3천만 달러를 긴급 편성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답을 받지 못하자 주지사 재량으로 주 경찰과 주 방위군을 7월 파견했다.
텍사스주는 단속에 투입된 주 경찰 운용 비용으로 매주 130만 달러, 주 방위군 비용으로 매달 1천200만 달러를 부담한다.
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주 최남부 리오 그란데 계곡에 자리한 밀입국 단속 지휘부는 서로 다른 무선 설비를 사용하는 국경순찰대, 주 경찰, 주 방위군에 명령을 직접 하달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각 기관의 대표는 충돌을 막고자 지휘 통제본부에서 늘 대기하고 있다. 현장에서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인원이 몇인지,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마치 군인처럼 중화기로 무장하고 위장하는 민병대는 혼란을 부추기는 존재다.
케빈 오크스 국경순찰대장은 "국경을 넘는 일부 인원 중 무기를 운반하는 멕시코 마약 단체가 있는데 민병대와 구분을 할 수 없다"며 오인 총격 사건이 벌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29일 밀입국 행렬을 쫓던 한 순찰대원이 총을 든 민병대원을 마약 단체 단원으로 오인해 사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각 기관이 밀입국 경계수위를 올렸으나 뚜렷한 단속 원칙을 정하지 못한 것도 현지 주민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
특히 불법체류 신분으로 별 탈 없이 살아온 이들은 이번 밀입국 집중 단속으로 자신의 과거 행적이 드러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근 차를 타고 가다가 주 경찰의 검문에 걸려 주의를 받은 접경 지역 마을의 한 여성이 이 사건을 계기로 느닷없이 찾아온 국경순찰대원에게 불법 체류자로 찍혀 18년간 살아온 미국에서 쫓겨난 사례가 불법 입국자들의 우려를 뒷받침한다.
이 여성의 딸인 이사벨 바르보사는 "(아무나 붙잡는 경찰의 단속이 무서워) 주민들이 상점 또는 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아무 일도 못한다"고 말했다.
국경순찰대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경 경비와 밀입국 단속을 전문가 집단인 자신들에게 맡겨달라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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