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086790]의 외환은행[004940] 인수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미국의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25일) 이전까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인수 협상을 끝내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053000] 민영화도 26일 입찰참여의향서(LOI)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금융계에서는 유력한 입찰 참여자로 꼽히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우리금융 매각작업이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외 은행들과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뭍밑에서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접촉하는 등 우리금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임박
지난 10월 말께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협상이 거의 다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은 막바지 실사 서류를 점검하며 가격 할인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보유한 지분 51% 인수 가격은 4조5천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작업은 거의 막바지에 도달했다"며 "서류를 점검해 최종 가격만 정하면 되므로 인수작업은 당초 예상보다 하루, 이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금 마련은 재무적 투자자 유치 등을 포함한 방안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작업을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25일 이전에 마무리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외환은행 인수 후 당분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경영할 계획이며 ‘외환은행’ 사명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을 우려해서다. 외환은행 노조는 19일 ‘하나금융 합병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하나금융과 합병에 반발하고 있다.
하나금융 측은 "외환은행은 국내 외환거래의 40%를 점유하고 지점들의 가치가 높고 직원들도 우수하다"며 "기업금융을 주력적으로 해오고 있고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점도 장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자산규모가 200조원 수준인 하나금융이 외환은행(116조원)을 합치면 자산이 316조원으로 불어나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우리금융(332조)과 KB금융지주(329조)에 이어 국내 3위 은행지주사로 올라선다.
◇’우리금융 입찰’ 흥행할까
또 우리금융 인수 후보자들도 26일이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측은 하나금융이 빠지더라도 우리금융 매각작업이 무리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확신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우리금융 인수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더라도 일단 접수하고 보자는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경쟁입찰에 실패하더라도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는데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가계약법상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엔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게 돼 있다는 것.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에서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최대한 빠른 시기 민영화, 국내 금융산업 발전 등 3가지 원칙이 중요하다"며 "경쟁입찰 여부를 떠나 3가지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입찰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라고 하더라도 3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금융과 외국계 은행,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우리금융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과점 주주 형태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독자 민영화를 원하는 우리금융은 자체적으로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거래기업 등으로부터 6조원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오는 26일 전까지 목표한 금액(7조원)에 대한 투자 약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분 9% 이상 투자자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자리를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또 22일부터 우리은행 등 계열사 임직원들을 상대로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이외에 우리금융 인수전에는 제3의 투자자들이 참여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유럽계 은행 6~7곳이 우리금융 매각 주간사로부터 우리금융에 대한 소개와 매각절차를 담은 티저(Teaser) 레터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일부 외국계 은행과 사모펀드들은 광주·경남은행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중국공상은행은 금융당국에 광주은행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계 사모펀드 등이 우리금융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적어도 5곳 이상이 입찰 참가 의향서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외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민영화를 추진 중인 산은금융지주와 우리금융이 합치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 단독 입찰시 재검토 가능성
공자위는 입찰 마감 이후 입찰참가자들과 비밀유지계약(CA·컨피덴셜 어그리먼트)을 맺고 우리금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줄 예정이다. 입찰참가자들은 12월께 인수 지분규모 등을 확정해 공자위에 제안한다.
다만 단독 입찰일 경우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자위가 LOI 접수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고, 단독 입찰자와 CA를 맺고 남은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공자위는 입찰자가 누구인지, 추가 입찰자가 존재하는지 등의 제반사항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역시 유찰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지만 제3의 투자자가 없으면 정부가 유권해석을 어떻게 내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유효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유찰되면 정부 보유 지분이 블록세일(대량매매)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미 확보한 투자자들이 블록세일에 참여하는 쪽으로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윤선희 조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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