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59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 8강에서 '복명' 카타르에 탈락했다. 좀처럼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경기력이 발목을 잡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기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카타르와의 2019 UAE 아시안컵 8강전에서 압둘아지즈 하템에게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

1960년 대회 이후 59년 만에 우승에 도전했지만 답답한 경기력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시안컵 4회 연속 4강 진출도 실패했다.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한국은 이날 전반부터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적극적인 공세로 카타르 수비진을 공략하기보다는 공을 돌리면서 순간적인 침투를 노리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작전이 통하지 않았다. 잦은 패스미스로 흐름이 끊겼고 선수들의 움직임은 어딘가 모르게 무거웠다.

오히려 카타르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알모에즈 알리와 아크람 아피프가 전방으로 올라오는 속도는 한국 공격진보다 훨씬 빨랐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하템도 기술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결국 후반 33분 하템에게 골을 허용했다. 아크 서클 정면 23m 부근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네트에 꽂혔다. 이 골이 그대로 결승 득점이 됐다.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연장전을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여파가 느껴졌다.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던 황희찬(함부르크)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결장했다. 손흥민(토트넘)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지만 몸이 무거웠다. 이청용(보훔)도 기술을 거의 발휘하지 못했다.

이 탓에 원톱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황의조(감바 오사카)에게 공이 거의 투입되지 못했다. 고립된 황의조가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보려 했지만 날카롭진 않았다.

대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한 기성용의 빈 자리도 아쉬웠다.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주며 곳곳에 패스를 뿌려줬던 기성용이 빠지자 정우영(알 사드)과 황인범(대전)의 플레이도 빛을 잃었다. 카타르와 경기에선 주세종(아산)이 투입됐지만 무게감이 다소 부족했다.

악재 속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첫 패배를 중요한 토너먼트에서 당했다. 끝까지 끌어올리지 못했던 경기력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