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는 기원전 3000년경 고대 중근동의 수메르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소주(燒酒)의 ‘소‘는 세 번 고아 내린다는 뜻으로 이런 식으로 주조된 소주가 처음 한국 땅에 들어왔을 때때 상당히 고급주로 인식됐다고 한다.
조선조 성종(成宗)때 조효동이라는 사람이 진언한 글에 소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몹시 귀하다 못해 사치스런 술로 묘사돼 있다.
그 진언에 따르면 세종(世宗) 때만 해도 사대부 집에서도 소주를 사용하는 일이 드물었는데 성종 때에는 보통 연회는 물론이고 일반 여염집에서도 소주를 담가 음용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일을 왕명으로 금지시키라는 진언이다. 이로 보면 성종 재위시, 그러니까 500년전만 해도 소주는 왕이나 높은 벼슬아치들이 마시던 사치스런 술이었던 모양이다.
소주는 이같이 고급의 술이었기에 서민들은 감히 맛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약으로나 쓰였다. 그래서 나온 말이 ‘약소주’다. 이런 소주가 점차 일반 서민에게도 보급돼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술같이 됐다.
이 소주의 성세가 그런데 위스키에 밀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이 지난해 2억5,600여만달러어치 위스키를 수입해 ‘세계 위스키업계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보도다.
올해 들어서 한국내에서 팔린 위스키는 10월 현재 5,270만병. 한국인들은 그 비싼 위스키를 말 그대로 벌컥벌컥 마셔대고 있는 꼴이라는 것. 게다가 고급으로 갈수록 선호도는 더 높아 밸런타인 17년산의 경우 전 생산량의 40%를 한국인이 마셔댔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랭킹 2위의 음주국이 한국이다. 그것도 양적으로 따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질적으로는 1위나 진배 없다. 마시는 술이 온갖 고급 브랜드의 양주다. 또 ‘폭탄주’니 어쩌니 그 마시는 종류만 80가지가 된다니 하는 말이다.
이 한국식 술문화가 미주에 상륙해 유행을 탄지 이미 오래다. 과음에 폭음은 예사다. 또 이제는 조니 워커 블루쯤 되어야지 웬만한 브랜드 가지고는 명함도 못내놓는 세상이 됐다는 것이다.
“처음엔 사람이 술을 마시고, 다음엔 술이 술을 마시고, 나중엔 술이 사람을 마신다.” 술과 관련된 경구다. 푼수없이 비싼 술 마구 마시면 따르는 건 패가망신밖에 없다.
추수감사절에서 연말연시로 이어지는 계절이다. 모름지기 술조심부터 해야겠다.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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