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개솔린 계기 바늘이 바닥을 향할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개솔린 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으면서 주유소에 한번 갈때마다 기본이 30달러가 되고 보니 자동차가 돈 먹는 기계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통근 거리가 30마일 이상 되고 6기통 이상의 차를 운전하는 직장인들은 “하루 출퇴근비가 거의 10달러”라며 한숨 짓는다. 박봉에 개스값, 점심값 빼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는 푸념들이다. 직장내 분위기도 다소 바뀌어서 점심시간이면 도맡아 운전하던 ‘단골 운전사’는 사라지고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운전대를 잡는 추세이다.
부시대통령이 이라크 전쟁을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이후 짙어지는 전운과 가장 사이좋게 비례한 것이 있다면 개솔린 값이다. 당시 배럴당 24달러하던 원유가는 전쟁 임박설 여파와 함께 베네수엘라 유전 노동자들의 스트라이크 파장까지 합쳐지면서 지난 주말 거의 38달러 선에 도달했다. 원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일반 소비자들의 호주머니에 가해지는 부담은 갤론당 2.4센트 증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석이다.
현재 개솔린 가격은 지난 주말기준, 레귤러 등급의 경우 전국 평균이 갤론당 1달러71센트. 1년전보다 54센트 정도가 뛰었다. 개스값이 가장 비싼 캘리포니아에서는 갤론당 2달러8센트로 지난 2주사이 14센트가 올랐다. 자고 나면 1센트씩 오른 셈이다.
가격 인상속도가 너무 빠르자 석유회사들이 모종의 장난을 치는 게 아닌가 주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주들도 있다.
개스값이 심리적 경계선인 2달러선을 훌쩍 뛰어넘으면서 집집마다 개솔린 비상이 걸렸다. 업무상 운전량이 많은 자영업자들은 특히 개스값 인상에 민감하다. 한주에도 두세 차례씩 개스를 넣다보니 개스값 부담이 피부로 느껴지는 것이다.
남가주에서 건축업을 하는 P씨의 경우 요즘 한달 개스값은 500달러 선. 거기에 아내와 딸의 자동차가 추가되니 개스값이 장난이 아니다. 회사원인 그의 아내의 8기통 승용차는 지난주 주유시 58달러를 꿀꺽 삼켰는데 이번주는 60달러가 넘을 것이 분명하다. 이 가족은 앞으로 가능한한 딸의 4기통 자동차를 우선적으로 이용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
개스 값이 비싸다보니 한국의 친척, 친구들 방문도 부담스럽다는 한인들도 있다. 공항으로 마중 나가고, 인근 관광지로 안내하는 일이 몇번 반복되고 나면 개스값만 해도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경기는 바닥에 들러붙어 오를 기미를 보이지 않고, 개스값은 치솟고, 그래서 물가까지 따라 오르면 삶은 얼마나 더 힘들어질지 서민들은 걱정이 많다.
<권정희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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