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를 바꾼다. 평생 해온 일을 그만두고 다른 분야에 뛰어든다. 말이 쉽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그래서 커리어를 바꾼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장을 잃었다든지, 자녀가 다 자라 슬하에서 다 떠났다든지. 많은 남가주지역의 베이비부머들은 다른 이유로 커리어를 바꾼다. 오랫동안 소유했던 주택이 다른 곳으로 가 다시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른 LA 집 팔아 쾌적한 전원주택 구입’유행
새 라이프스타일 찾아 새로운 곳으로 대이동
<스투디오 시티의 집을 팔아 매서추세츠의 농장을 150만달러에 구입한 탐과 수키 커플. 이들은 이 농장을 ‘B&B’로 개조해 운영하고 있다.>
LA의 레코드 프로듀서였던 탐 워먼은 매서추세츠를 홈이라고 부른다. 남가주에서 살아온 그가 매서추세츠로 떠나게 된 건 그가 종사해온 뮤직 비즈니스가 사양화 된 이후부터다. “33년간 이 비즈니스에 종사해왔다. 20년간은 직접 레코드를 제작했었고.” 그의 회상이다. “내 커리어가 종말을 맞을 것은 생각도 안 했다… 그러나 잘못된 생각이었다.” 모든 것이 변했다. 워먼은 결국 그 업계에서 떠났다.
그 시점이, 그러니까 5년 전이었다. 탐과 그의 아내 수키는 결정을 내렸다. 20여년 동안 살아온 스투디오 시티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찾아든 곳은 매서추세츠 주 레녹스다. 거기서 새로 연 업소가 ‘B&B’( 푸짐한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가족 운영 식 호텔업)다.
이들은 본래 동부출신이다. 때문에 레녹스를 수차례 방문했었고 결국은 새로운 커리어를 그곳에서 시작한 것. 이들의 ‘B&B’는 4개의 쓰리 베드룸 스윗과 리빙 룸, 부엌, 투 베드룸이 달린 작은 집, 또 1만4,000스퀘어 피트의 헛간이 포함된 11에이커 농장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농장을 150만달러에 구입해 근 100만달러를 들여 개조했다. 그 시드머니는 다름 아닌 스투디오 시티의 집을 판 돈이다. 100만달러가 넘는 가격으로 팔아 이 모든 게 가능했던 것이다.
미국의 7,600만 베이비부머 대부분은 은퇴와 먼 생활을 하고 있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풀타임 직장에서 은퇴할 경우 영원히 일에서 떠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3명중 한명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또 다른 조사는 이 베이비부머들은 말뿐이지 삶의 터전을 바꾸는 것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5세 이상 연령층에서 이사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은 5%에 불과하고 이사를 가도 같은 먼 곳으로 가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49%가 같은 카운티 내로 옮기고 있고, 타주로 이사하는 경우는 25% 정도라는 것. 타주로 옮기는 경우 그 주 이유는 무엇보다도 자식 근처로 가는 등 가족재결합이다.
남가주지역의 베이비부머들은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연금의 장래가 불안하다. 게다가 집값도 떨어지는 추세다. 이런 것들이 그들로 하여금 남가주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스타트를 하게하고 있는 것이다.
34년간 경찰관 생활을 해온 레이 서호스트는 중재자란 직업의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4대째 LA에서 살아온 토박이 앤젤리노다. 처음에는 북가주 등을 왔다 갔다 하면서 안락한 노후 정착지를 찾았다.
그러다가 찾아들 게 된 곳이 뉴멕시코다. 뉴멕시코 마운틴에의 산간지역의 필지를 파는 광고를 접하게 된 게 그 실마리다. 20에이커짜리 필지가 싼 가격에 나와 있었다. 실마에 있는 집을 69만달러에 내놓았다. 그러나 몇 달째 매기가 없자 그동안 저축한 돈을 털어서 20커의 필지를 12만9,000달러에 사들였다. 그 위에 그리고 3,000스퀘어피트의 집을 새로 짓고 있다. 그들은 현재는 집을 렌트해 살고 있다.
뉴멕시코 남서부에 있는 마운틴에어는 인구래야 1,100명에 불과한 작은 타운이다. 이곳을 이들이 찾은 이유는 평소 그들이 원하던 라이프스타일을 이 타운이 제공하고 있어서다. “자연과 보다 밀접한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주변의 환경도 마음에 든다. 우리들이 원하던 라이프스타일이다.” 레이의 말이다.
베이비부머들은 단순한 삶을 추구한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이 주로 찾는 부동산은 농촌지역의 전원주택들이다. 남가주의 부동산가격은 오를 대로 올랐다. 그 부동산을 정리해 그 반 가격으로 보다 넓고, 보다 쾌적한 집을 사들인다. 그 대상지역은 반드시 국내로 국한된 게 아니다. 뉴멕시코에 정착케 된 레이 코호스트도 몇 번인가 코스타리카와 페루 등지를 방문했었다.
말리부에 살던 게리 클라크(60)와 그의 아내 앤이 바로 이런 경우다. 캐나다 노바 스코시아에서 온 직장 동료로부터 그곳 소식을 들어왔다. 현장을 답사했다. 그리고 4년 전 노바 스코시아 퀸스 카운티에 있는 호수가의 2,000 스퀘어 피트짜리 집을 15만달러에 사들였다.
2004년 클라크는 은퇴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 말리부 집을 250만달러에 팔았다. 그리고 팜 스프링으로 이사했다. 처음에는 렌트로 살다가 결국 집을 장만했다. 노바 스코시아의 집에서 여름을 나고 겨울은 팜 스프링에서 지낸다는 계획과 함께.
남가주 베이비부머들에게 특히 매혹적인 지역은 대체로가 따듯한 지역이다. 팜 스프링, 텍사스 주 오스틴, 노스, 혹은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이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웬만한 남가주지역의 집을 팔고 갈 경우 아주 쾌적한 환경의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집값이 싸다는 점이다. 그런 곳으로 남가주의 베이비부머들은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사 최고인기 지역은 라스베가스
오스틴, 애틀랜타, 휴스턴 등도 선호
캘리포니아에 살다가 이사를 간다. 그 경우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어디일까.
노스 스타 무빙 코퍼레이션은 2007년 여름동안 이사를 한 2,471가구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1위는 라스베가스로 꼽혔다. 보다 많은 캘리포니안들이 네바다 라스베가스로 이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2위는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나타났고, 3위는 저 멀리 동부의 뉴욕으로 밝혀졌다.
그 다음 선호지역은 시카고, 그리고 텍사스 주 휴스턴이 5위로 랭크됐다. 6위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 7위는 오리건 주 포틀랜드, 8위는 시애틀이었다.
텍사스 주 댈러스와 샌안토니오가 공동 9위였고, 콜로라도 주 덴버가 1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한 가지 두렷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보다 주택 값이 싸거나 붐 타운 지역으로 이사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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