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인신매매 피해여성이 버지니아대(UVA)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겪은 끔찍한 경험을 증언, 여성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졌다.
UVA학보인 ‘Cavalier Daily’는 25일 ‘인신 매매 피해자,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미국의 법적 보호 조치에 대해 비난하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에 따르면 피해 한인 여성 김 모씨는 24일 학생단체인 ‘시그마, 프사이, 제타’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인신매매범에게 팔리게 된 동기부터 극적인 탈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스토리를 증언하며 미국내 여성 인신매매의 심각성을 전했다.
한국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왔던 김 씨는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19세 때인 1994년 한 남성에게 납치돼 플로리다로 갔다가 인신매매범에게 팔리는 기구한 운명에 처했다.
어릴 때부터 학대 당해왔다는 김 씨는 “당시 나는 내 자신을 형편없이 생각하고 있었고 나를 납치한 남성은 남자친구로 행세하며 인신매매범들에게 팔아 넘겼다”며 “그 후 나는 마약과 구타에 시달리며 3년동안 성매매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매매범들은 나를 그로서리에서 팔리는 ‘프레쉬 미트(fresh meat)’라고 부르는 등 물건 취급을 했었다”며 “이들 중에는 변호사와 주 및 지방 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포함돼 있어 깜짝 놀랐다”라고 전했다.
김 씨는 “라스베거스에서 에스코트 서비스업에 종사하던 중 카지노의 한 룸에 갇혀 있다가 가까스로 환기구를 통해 빠져 나온 후 차를 훔쳐 타고 도망쳐 나올 수 있었다”며 “한 포주에게 구타당해 어깨가 부러진 후 지금도 팔을 머리 위로 들 수 없게 됐다”며 끔찍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김 씨는 “인신매매는 다른 나라에서만 이뤄지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다”며 “하지만 미국 내에서도 엄연히 벌어지고 있고 정부는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씨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에덴(Eden)’은 올해 3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웨스트 영화제(SXSW film festival)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버지니아대의 이번 행사는 가정 폭력 인식의 달인 10월을 맞아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 캠페인 차원에서 마련됐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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